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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은 러시아군이 서둘러 퇴각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 편지와 신분증, 낙서 등이 결정적인 단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말 러시아군이 물러난 후 집에 돌아온 부차 주민 비탈리 치보토프스키는 거실에서 한 러시아 병사가 남기고 간 연애편지를 발견했다. 편지에는 알렉산드르 로그비넨코라는 러시아 병사의 실명이 담겨 있었다.
편지를 쓴 옥사나 리바코바는 로그비넨코의 안전을 걱정하며 “거기는 어때?”라고 물었다. 리바코바는 이어 “당신은 멀리서 조국을 섬기고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나는 당신이 자랑스럽다”라고 썼다. 왼쪽 하단에는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 립스틱 자국도 찍혀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로그비넨코가 러시아 낙하산부대 소속의 병사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치보토프스키의 이웃집 침실에서는 벽면에 남겨진 ‘Wolf-68’이라는 문구가 단서가 됐다. 로이터통신 기자들은 해당 문구가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 계정의 아이디(ID)라고 보고 유사한 아이디를 탐색했다. 그 결과 부차에 주둔한 경력이 있는 키릴 크류치코프라는 러시아 병사가 ‘tambov_wolf_68_rus’라는 아이디를 사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크류치코프는 제234항공돌격연대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러시아는 부차 민간인 학살 의혹을 계속 부인하고 있다. 지난 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집단 학살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진 제64 기동소총여단에 명예 훈장을 부여해 논란을 일으켰다. 푸틴 대통령은 당시 “위대한 영웅주의와 용기를 보여줬다”며 이 여단을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