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50년 만기' 초장기 주담대 시대…은행권 속속 도입

정두리 기자I 2023.07.07 16:29:40

농협·하나은행, 주담대 만기 최장 40년→50년 늘려
올 초 수협은행 시작으로…지방은행에선 대구은행도
하반기엔 50년 만기 정착될 듯…인터넷은행도 예의주시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만기가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늘어나고 있다. Sh수협은행을 시작으로 시중은행에서는 NH농협은행, 하나은행이 주담대 상품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확대했다. 지방은행 중에는 대구은행도 합세했다. 주요 은행들도 주담대 만기 연장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점차 전 금융권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 5일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혼합형)을 출시했다. 금리 상승기 고객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최초 5년간 대출금리가 고정되는 한편 안정적 부채상환을 위해 시중은행 최초로 만기를 50년까지 확대했다.

하나은행도 이날부터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대상 상품은 △하나원큐아파트론 △하나혼합금리모기지론 △하나변동금리모기지론 △하나아파트론 등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고물가, 고금리 시대 손님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줄여드리고 청장년층 세대의 안정적인 주거 환경 마련을 위해 금융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대출기간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초엔 은행권 최초로 SH수협은행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선보였다. 주담대 상품인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에 대한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했다.

지방은행 중에서는 대구은행이 지난달 30일부터 주담대 상품이 기존 10년 이상 최장 40년 이내에서 10년 이상 최장 50년 이내로 변경됐다. 대상 상품은 △DGB장기모기지론 △신축APT잔금대출 △DGB HYBRID모기지론 등이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이번 대출기간 확대를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 및 상환부담의 완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존에 만기 50년 주담대 상품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에 한정됐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시중은행보다 만기가 더 길고 DSR 규제 미적용에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는 점에서 장점으로 꼽혔다.

은행권의 이 같은 주담대 만기 확대 행보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늘어난 주담대 차주들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취지다. 만기가 길어지면 대출자가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줄어들고, 대출자별 DSR 규제에 따른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갚아야 하는 총 이자액이 불어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밖에 다른 주요 은행들도 주담대 만기 확대를 고려하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전 금융권에 50년 만기 주담대가 확산할 전망이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 측은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은행도 “구체적 일정은 미정이지만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인터넷은행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초기 △변동형 주담대 만기가 5년 △혼합형 주담대 만기가 15·23·35년으로 구성됐으나 지난해 8월 주담대 대상 지역 확대와 함께 만기를 △만 40세 이상은 15·25·35·40년 △만 39세 이하 청년은 45년으로 늘린 바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주담대 만기는 10~40년 범위 내에 5년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측은 “주담대 50년 만기 도입은 막 출시됐으니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담대 최장 만기가 50년으로 확대된 기간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앞서 은행권에서 주담대 만기가 40년으로 확대된 시점은 지난해 상반기부터다. BNK부산은행이 주택금용공사를 제외하고는 전 금융권 최초로 2022년 2월부터 주담대 만기를 기존 35년에서 40년을 확대했다. 5대 시중은행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5월에 걸쳐 주담대 최장 만기를 기존 35년(농협은행은 33년)에서 40년으로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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