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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면제 규정은 규모가 더 큰 것으로, 토큰 발행사가 재무제표와 지속적인 보고 자료를 제공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12개월마다 최대 7500만달러(원화 약 1060억원)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두 제도 모두 일정한 정보공개 의무가 적용되며, 연방 차원의 사기 방지 및 시장조작 금지 규정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 업계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미국의 핵심 가상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둘러싼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올해 안에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클래리티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 내 대부분의 가상자산 관련 활동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그러나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미 지난 7월 말, 클래리티법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SEC가 자체 규정을 통해 가상자산 규제의 공백을 메울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이날 이번 면제 규정이 모든 유형의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포괄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향후 규정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가상자산 업계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어스 위원은 “SEC는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수용하기를 원하며, 우리의 규정 역시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조정되는 동시에 투자자와 시장의 건전성을 보호하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제안은 가상자산에 대해 명확하고 합리적이며 집행 가능한 규제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긴 여정의 한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규정안에는 특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가상자산을 당초 판매 과정에서 체결된 투자계약(investment contract)과 분리(delink)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부 세이프하버(safe harbor)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증권성 투자계약과 연계돼 판매된 토큰이라도 발행사가 SEC가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이후 해당 투자계약과 분리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이는 특정 토큰이 최초 발행 당시에는 투자계약에 해당하더라도 이후에도 계속해서 증권 규제의 적용을 받아야 하는지를 둘러싼 가상자산 업계의 오랜 논쟁과 관련된 조치다.
SEC는 당초 지난주 ‘가상자산 규정’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정상의 문제”를 이유로 회의를 갑작스럽게 취소했다. 이는 미국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가 SEC의 이번 조치가 법적 권한을 넘어설 가능성을 문제 삼아 법적 대응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SIFMA는 브로커딜러와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대표하는 월가의 주요 금융업계 단체다. 동시에 백악관 역시 클래리티법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SEC에 관련 회의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SEC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연방기관들도 가상자산 관련 규정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 재무부는 월요일 스테이블코인 기본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을 시행하기 위한 규정안을 제안했다.
이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2027년 1월부터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연방정부 또는 주정부의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또 2028년 7월부터는 승인받지 않은 발행사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을 가상자산 거래소 등 플랫폼이 미국 고객에게 판매하는 것도 제한될 예정이다.
결국 의회의 클래리티법 처리가 지연되는 가운데 SEC는 가상자산의 발행·자금조달 규정을, 재무부는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각각 구체화하면서 입법 공백을 행정부와 규제기관의 규칙 제정으로 메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