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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는 캐나다 최초의 연방 차원 국부펀드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주요 수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압박을 강화한 상황에서, 카니 총리가 ‘G7 최강 경제’ 구축을 목표로 내놓은 핵심 정책으로 평가된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일반 국민의 직접 참여다. 정부는 개인 투자자가 펀드에 자금을 투입해 수익을 공유하되 원금은 보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기존 국부펀드가 주로 국가 재정이나 자원 수익을 기반으로 운용되는 것과 달리, 국민 자산을 직접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구조적 차별성이 있다.
카니 총리는 “정부 채권과 유사하지만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라며 “국민들이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역시 “구매·보유·거래가 쉽고 단순한 상품으로 설계하겠다”며 소액 투자자 접근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전시 국채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캐나다는 1차 세계대전 당시 ‘빅토리 본드’를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고, 2차 대전 이후에는 ‘캐나다 세이빙스 본드’를 통해 개인 투자 기반을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펀드가 국가 프로젝트에 국민 자금을 결집시키는 현대판 ‘워 본드’ 성격을 띤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경에는 최근 캐나다 내 반미 정서와 경제적 긴장도 자리 잡고 있다. 미국의 관세 조치와 ‘경제적 압박’ 논란 속에서 일부 소비자들은 미국산 제품 불매나 여행 자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분위기가 국가 프로젝트 투자 참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책 자문을 지낸 타일러 메러디스는 “국민들이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구조 설계를 둘러싼 논쟁도 적지 않다. 원금 보호 장치가 사실상 정부의 암묵적 지급 보증으로 해석될 경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퀸스대 폴 칼루초 교수는 “손실 발생 시 정부가 투자자를 구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정책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원금 보호형 투자상품은 장기간 자금이 묶이는 구조를 갖는다. 실제 이번 펀드가 투자할 항만·광산 프로젝트는 투자 회수 기간이 10년 이상으로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개인 투자자의 유동성 제약 문제와 수익 구조 설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펀드는 노르웨이식 국부펀드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노르웨이는 석유 수익을 기반으로 약 2조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는 허용하지 않는다. 반면 캐나다는 세계 4위 수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원 수익 권한이 주 정부에 있어 연방 차원의 대형 펀드를 구축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캐나다 스트롱 펀드는 연방 재정 자금을 기반으로 초기 자본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앨버타주가 1976년 설립한 ‘헤리티지 저축 신탁기금’과 비교되지만, 자원 수익 관리가 아닌 산업 투자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다. 토론토의 투자기관 소셜캐피털파트너스의 존 셸 회장은 “이 펀드는 자원 부를 축적하는 모델이 아니라 국가 산업 전략을 뒷받침하는 자본”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발표 시점도 주목된다. 이번 조치는 프랑수아-필리프 샹파뉴 재무장관이 의회에 제출할 봄 경제보고서를 앞두고 공개됐다. 캐나다 재정적자는 2025년 780억 캐나다달러로 전년보다 크게 늘었으며, 이는 국방비 증가와 경기 대응 지출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적자가 2029~2030년에는 57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니 총리는 재정 상황과 관련해 “봄 경제보고서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서 에너지 수출국인 캐나다 경제가 일부 수혜를 입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아울러 카니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1조 달러 규모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토론토에서 사상 첫 투자 정상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다만 산업계에서는 규제 개혁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들어 정책 실행력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카니 총리는 이번 펀드가 기존 캐나다 인프라은행과 중복된다는 지적에 대해 “인프라은행은 대출 중심 구조인 반면, 새 펀드는 국민에게 상업적 수익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이것은 국민의 펀드이며 우리 모두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