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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금융착취 대응 가이드라인을 은행권 공동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 중에 있다. 은행법학회가 발행한 은행법연구 26호 ‘미국의 고령자 금융착취 방지를 위한 입법례와 시사점’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은 금전적·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고령자의 재원을 사용하거나 고령자의 자산 접근·사용을 박탈하는 부적합한 행위를 금융착취라고 정의하고 있다. 미 연방법은 금융기관 담당자가 금융착취 의심사건을 신고한 경우 법적 면책권을 부여하고, 캘리포니아주는 은행과 같은 예금취급기관, 간병인 등에게 금융착취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에컨대 은행 직원이 ‘치매환자에 대한 금융착취’라고 판단할 경우 금융착취를 신고토록 하고, 예금을 인출해주지 않더라도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이같은 금융착취 개념이 없어 은행들은 치매환자에 대한 금융착취를 어떻게 정의할지 논의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는 아직 치매환자의 자산에 대한 금융착취의 명확한 개념이 없다”며 “장애인 고객에 대한 응대 가이드라인은 각 은행이 갖고 있지만 치매환자 고객을 위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은 없다. 치매환자로 의심되는 경우 어떻게 판단하고 확인할지, 그 이후에는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치매환자 의심 징후와 그 판단 기준, 금융착취로 의심되는 거래 유형, 대응방법 등에 대해 의견을 모으는 단계다.
은행권이 논의를 시작하기는 했지만 ‘데이터 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를 맞닥뜨리고 있다. 전체 고객 자산 중 치매환자의 자산을 특정하기도 어려운 데다, 치매 진단을 받지 않은 인지장애 증상자의 경우 은행이 섣불리 ‘치매머니’라고 결론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고객의 의료 데이터나 진단 기록을 받지 않는 한 금융착취라고 의심돼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착취의 개념만 하더라도 은행들이 특정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라며 “미국의 경우 금융기관이 의심거래를 발견하면 그걸 관련 기관에 공유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여러 기관들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기존 제도·규정 안에서 은행이 자체적으로 치매머니 보호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은 유언대용신탁을 치매머니 예방을 위한 상품·서비스로 소개하며 금융시장 안에서의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유언대용신탁을 일찍이 시작하며 신탁 잔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하나은행을 제외한 4개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의 유언대용신탁 신규 가입금액은 올해 1분기에만 1조 291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가입 규모(1조 4494억원)의 89%에 달하는 것으로, 2024년 연간 신규금액(6113억원)의 두 배를 이미 1분기 중에 달성했다.
금융당국 또한 지난 1월 치매머니 관련 TF를 구성해 각 업권 협회 및 개별 금융회사와 치매환자의 금융피해 방지책, 치매환자·가족의 재산활용, 치매신탁과 치매보험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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