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게시한 글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수익 제공 문제를 두고 가상자산업계와의 다툼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는 은행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사안은 미 의회에서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통과를 가로막고 있는 핵심 쟁점이다. 이 법안은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합법화를 위한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의 보완 성격을 띠는 법안으로, 규제된 스테이블코인 체계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게시 글에서 “(이미 통과된) 지니어스 법안은 (보완 입법인 클래리티 액트에 반대하는) 은행들에 의해 위협받고 약화되고 있으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은행들은 가상자산업계와 좋은 합의를 해야 하며, 그것이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가상자산업계 대표 주자인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 주가는 장중 한때 15%까지 급등한 반면,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주가는 1% 미만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상자산업계를 지지하기로 한 결정은 공화당이 주도하는 의회에서 같은 공화당 소속 의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의 지지가 법안 통과를 보장할 만큼 충분한지는 불확실하다. 또한 이번 움직임은 대통령과 그의 가족이 가상자산 플랫폼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등을 포함한 기업들에서 수억달러의 부를 창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의문도 제기한다.
양 업계 간 분쟁의 핵심은 코인베이스 같은 가상자산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에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가상자산 기업들은 이를 소비자 친화적 혁신으로 보고, 사람들이 유휴 자금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반면 은행들은 이 경쟁 상품이 자사 산업에서 수조달러의 자금을 빼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자산 기준 미국 최대 은행 두 곳인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경영진은, 스테이블코인이 수익률을 제공할 경우 은행권이 최대 6조6000억달러의 예금을 잃을 수 있다는 미 재무부 연구를 인용해왔다. 이는 일부 은행, 특히 중소형 은행들의 안정성을 흔들 수 있으며, 전국 기업들에 대한 대출 재원의 한 축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 특히 은행들은 규제가 덜한 가상자산업계가 사실상 준(準)은행처럼 행동하도록 허용하면 시스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어떤 사람들은 아무 규제 없이 한 가지를 하고, 다른 사람들은 또 다른 일을 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며 “그렇게 되면 결국 대중이 대가를 치르게 되고 상황은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 기업들은 위험은 통제 가능하며, 미 국채로 뒷받침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수요를 늘릴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의 합의를 중재하기 위해 백악관에서 일련의 회의를 주재해왔지만, 관련 회의 내용을 아는 인사들에 따르면 은행들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명시적으로 가상자산업계 편에 서고 있다. 이날 트럼프는 게시 글에서 “미국인들은 자신의 돈으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며 “이(=스테이블코인) 산업이 진정한 성공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이를 미국 국민으로부터 빼앗아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가 인터뷰에서 사용해온 언어와 유사하다. 코인베이스는 현행 규제의 ‘허점(loophole)’을 이용하고 있다고 은행권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는 방식을 통해 회원들에게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이 이번 분쟁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라고 보는 암스트롱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게시 글 직전에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과 가상자산 기업 모두 클래리티 법안 통과를 지지할 이유가 있지만, 현재의 이견 때문에 실제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올해 초 트럼프는 은행들에 신용카드 금리 상한을 두도록 압박했지만, 업계는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에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해 그 위협을 막아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