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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예술의전당 인춘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테너 이용훈은 “한국에서 오페라 데뷔를 한다면 꼭 ‘오텔로’로 하고 싶었다”며 “훌륭한 배우, 창작진과 함께 뛰어난 프로덕션으로 ‘오텔로’를 고국에 선보이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용훈은 소프라노 홍혜경, 조수미 등의 뒤를 이어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 중인 성악가다. 2007년 칠레 산티아고 시립극장에서 오페라 ‘돈 카를로’의 주역으로 국제 무대에 데뷔했고, 2010년 같은 작품으로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서며 이름을 알렸다.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 독일 도이치오퍼 베를린, 오스트리아 빈 국립오페라극장, 이탈리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 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오페라 극장을 두루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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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훈이 ‘오텔로’를 한국 데뷔작으로 꼽았던 이유는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오텔로’는 주인공 오텔로의 아픔, 고뇌, 갈등, 질투, 사랑 등 드라마틱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이 흥미로운 작품이에요. 그만큼 어렵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도 크죠. 사람들이 에베레스트를 올라가는 이유도 그것이 어렵기 때문이잖아요. 어려우면서도 매력 있는, 그렇기에 저에게 흥미로운 ‘오텔로’를 한국에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오텔로는 용병 출신 장군이지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인물이다. 이용훈 또한 동양인 성악가로 유럽에서 활동하며 인종차별을 겪었고, 그러한 경험이 오텔로 캐릭터를 소화하는 힘이 됐다. 그는 “라 스칼라 데뷔 때 나를 ‘퍼스트 캐스트’(오페라의 주역 캐스트)로 캐스팅했으면서도 이탈리아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2주 동안 리허설을 안 시켰다”며 “그때 느낀 감정이 오텔로의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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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텔로’의 지휘는 세계적인 오페라 거장 카를로 리치가 맡는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에 출연하고 있는 테너 테오도르 일린카이가 이용훈과 함께 오텔로 역에 더블 캐스팅됐다. 악역인 이아고 역은 바리톤 마르코 브라토냐·니콜로즈 라그빌라바, 오텔로의 부인 데스데모나 역은 소프라노 흐라추히 바센츠·홍주영이 맡는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하고 노이오페라코러스, CBS소년소녀합창단이 함께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