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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머전 DUV 노광장비 자체 생산 본격화…"반도체 자립 전환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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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8 06:5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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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정부 지원 업체, 자체 개발 이머전 DUV 생산 돌입
SMIC·화훙반도체·CXMT에 올해 첫 장비 공급 예정
美 수출 규제 속 노광장비 국산화…반도체 자립 속도
ASML 장중 8%대 급락…글로벌 장비주도 동반 약세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중국이 자체 개발한 이머전(Immersion·침지) 방식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네덜란드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사실상 막힌 가운데 중국이 독자적인 노광장비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반도체 자립 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SML 공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로이터)
ASML 공장에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생산을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로이터)
27일(현지시간) 미국 정보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정부 지원 반도체 장비 업체는 자체 개발한 이머전 DUV 노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 디인포메이션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업체가 올해 약 5대의 장비를 생산하고 내년에는 생산량을 20대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체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 회사는 상하이 위량성 테크놀로지(Shanghai Yuliangsheng Technology)를 비롯한 여러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의 DUV 개발 인력을 영입해 생산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량성은 중국에서 독자적인 이머전 DUV 기술을 개발해온 대표적인 스타트업으로, 지난해부터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가 시험 장비를 운용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생산되는 장비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와 화훙반도체(Hua Hong Semiconductor),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미국 의회가 추진 중인 대중 반도체 규제 법안(MATCH Act)에서도 ASML 장비 판매와 유지·보수 제한 대상으로 거론되는 핵심 기업들이다.

이번 생산 개시는 미국의 수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장비 국산화를 앞당기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도 해석된다. 미국은 2019년 이후 중국의 첨단 반도체 산업을 견제하기 위해 ASML의 EUV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사실상 전면 차단했고, 이후 최상급 이머전 DUV 장비에 대해서도 수출 규제를 확대해왔다. 이에 중국은 첨단 장비 확보 대신 자체 장비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공급망 자립을 추진해왔다.

‘반도체의 심장’ 노광장비…왜 이머전 DUV가 중요한가

노광장비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회로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새기는 핵심 설비다. 회로 선폭이 수 나노미터(㎚) 수준까지 미세해질수록 노광장비의 성능이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한다.

현재 가장 첨단 공정에는 EUV 노광장비가 사용된다. EUV는 파장이 13.5나노미터에 불과해 한 번의 노광만으로도 5나노 이하 첨단 공정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장비 한 대 가격이 3억 달러(약 4500억원)를 웃돌고 사실상 ASML만 생산할 수 있어 ‘반도체 산업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반면 DUV는 193나노미터 파장의 빛을 사용하는 이전 세대 장비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동차용 반도체와 전력반도체, 디스플레이용 칩은 물론 상당수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도 여전히 활용되는 주력 장비다.

특히 이번에 중국이 생산에 들어간 이머전 DUV는 일반 DUV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이다. 렌즈와 웨이퍼 사이에 초순수를 채워 빛의 굴절률을 높여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같은 193나노미터 파장을 사용하면서도 훨씬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이머전 DUV는 단일 노광만으로 약 28나노급 공정을 구현할 수 있으며, 동일한 웨이퍼를 여러 차례 반복 노광하는 다중 노광(Multiple Patterning) 기술을 적용하면 7나노급 반도체 생산도 가능하다. 중국이 EUV 확보가 어려워진 이후 이머전 DUV 개발에 집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다중 노광을 적용할수록 회로를 여러 번 정확하게 겹쳐 새겨야 하는 오버레이(Overlay) 오차가 커지고 공정 시간이 길어지며 생산 수율과 제조 비용도 악화된다. 같은 공정을 구현하더라도 EUV보다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업체들이 다중 노광이 필요한 이머전 DUV 대신 단일 노광으로 같은 공정을 구현할 수 있는 EUV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첨단 공정에서는 여전히 EUV가 생산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직 갈 길 먼 중국…‘생산’과 ‘양산’은 다른 문제

이번 소식이 곧바로 중국이 ASML의 기술력을 따라잡았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이번 장비 역시 핵심 부품 일부는 일본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협력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올해 생산도 당초 계획보다 늦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노광장비를 제작하는 것과 실제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한다. 신규 노광장비는 생산라인에 투입되기까지 수개월 이상의 검증과 공정 최적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처리 속도(Throughput), 오버레이 정밀도, 장기 신뢰성 등에서 모두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SMIC가 위량성의 이머전 DUV 장비를 시험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도, 실제 상업 생산에 활용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검증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생산 개시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미국의 첨단 장비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자체 노광장비를 연구개발(R&D) 단계를 넘어 실제 생산 단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첫 공급 대상이 SMIC와 화훙반도체, CXMT 등 중국 핵심 반도체 기업이라는 점도 중국 정부가 구축하려는 ‘자급형 반도체 생태계’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SML은 이날 장중 7% 이상, 한때 8% 넘게 하락하며 지난 6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ASM인터내셔널과 BE세미컨덕터인더스트리스(BESI), 프랑스의 소이테크(Soitec), 독일의 인피니언테크놀로지스 등 반도체 장비·소재 업체들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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