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코리아의 전문세션 ‘미국 VC들이 말한다, 한국바이오기업에 왜 투자 안해요?’에 참석한 패널들은 회사가 보유한 자산에 대한 선택과 집중,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에 대한 폭넓은 이해 및 자신의 회사에 대한 자신감이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비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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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조니 후 멘로벤처스 수석은 “바이오텍에 자산이 3개 있다고 해도 이 역시 많다고 생각한다”며 “3개 이상의 자산에 대해 노력할 수도 있겠으나 이로 인해 정신이 분산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어 파비안느 노덴슨 비보캐피탈 수석도 “10개의 프로그램이 모두 모달리티(치료기술)가 다르고 적응증이 다르다면 이는 자본효율적 성장방식이 아니다”라며 “(바이오텍은) 이를 통해 많은 시너지가 나고 모달리티가 개발될 거라 볼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작동되지 않을 것”이라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최근 국내 코스닥의 상장 문턱이 높아지고 증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국내 바이오텍들은 해외투자유치 및 해외 증시 상장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이날 세션이 진행된 컨퍼런스룸에는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들로 가득차 빈 자리가 없었고 늦게 온 이들은 의자만 챙겨 컨퍼런스룸 뒤 빈 공간에 앉아 세션을 들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다른 날 진행된 다른 전문세션 보다도 참석률이 월등했다.
전문세션에 참석한 이들은 VC에서 실제로 성장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담당하는 이들로, 현실적인 조언을 이어갔다. 미국 VC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국내 바이오텍의 경영진이 지금보다 많은 노력을 해야한다고도 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리앤 오 그로스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한국 약가 수당이 보험 커버가 되는지,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CEO(최고경영자)가 드물다”며 “실사에 대한 준비도 많이 해야하는데 약가 수당 정책에 대한 정보를 경영진들이 VC에 줄 수 있다면 투자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노덴슨 수석도 “해외투자자들이 초기에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C레벨 경영진의 수도 늘어날텐데 (미국 VC의 투자를 받고 싶다면) 적어도 CEO와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미국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시 세제혜택이 주어지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엘 지 노보홀딩스 수석은 “한국 기업 중 1년 반 정도 코스닥에 상장하지 못한 경우 미국에서 투자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미국투자자들은 투자시 세제혜택이 없어 투자가 무위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한다”며 “(투자를 받는) 한국 기업이 이를 명확히 해줘야 한다. 또 투자할 만한 곳이 한국에 1곳만 있다면 의미가 없지만 500개의 투자할만한 기업이 있다면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된다. 한국의 제약·바이오 시장의 규모를 이해하고 이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엔젤 마틴 프레지어 라이프사이언스 선임연구원은 “앞으로 성장할 경로를 현실적인 방식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피칭하는 사람들의 자신감, 우리가 투자하면 어떤 수익을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회사에 투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