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숍 본사 경영난, 가맹점 때문?

김유성 기자I 2011.07.22 18:06:53

가맹점 외부제품 사입, 본사 손실로 이어져
매출확대 위한 판매경로, 수익원 확보 필요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외부 제품 사입이요? 어제오늘 일이 아니예요. 막으려고 별수단을 써도 쉽사리 근절이 안 되네요”

국내 선두권 피부관리 프랜차이즈의 본사 담당자는 `외부 사입` 즉 `나카마 문제`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여기서 `나카마`는 일본어로 친한 친구, 동료를 뜻한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본사 제품 대신 싼 가격으로 가맹점에 물품을 공급하는 판매자를 지칭할 때 종종 쓰인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보따리 장사일 수도 있고, 가맹점주가 개인적으로 아는 유통업자일 수도 있다. 본사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비공식적인 유통 경로로 볼 수 있다.

▲ 피부관리숍 내부
가맹점 입장에서는 싼값에 필요한 제품을 들여와 당장은 이익이다. 본사는 그만큼 수익이 줄어 손해다. 특히 피부관리숍, 안경원처럼 가맹점에 제품을 공급해 본사가 수익을 얻는 업종에서는 본사가 받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피부관리숍은 개설 수익과 로열티 외에는 가맹점에 화장품, 피부관리용품을 공급해 얻는 수익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피부관리숍 본사에서는 가맹점이 본사 외 제품을 쓰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때에 따라서는 외부제품 사입을 두고 본사와 가맹점 사이에 깊은 감정의 골이 생기기도 한다.

피부관리숍 가맹점이 가맹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감수하고 사입 제품을 쓰려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있다. 본사에서 검증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한다지만 가맹점주 입장에서 가격이 항상 걸림돌이다. 제품의 질 차이가 크지 않다면 가맹점주는 좀 더 저렴한 제품에 고개를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외부사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사는 강력한 가맹점 관리와 단속을 하는 게 보통이다.

이와 달리 본사 차원에서 사입 제품을 양성화하기도 한다. 얼마 전 중소형 미용실 프랜차이즈 마이헤어샵에 인수된 더레드클럽이 좋은 예가 된다. 더레드클럽을 인수한 마이헤어샵은 “이전까지 가맹점이 했던 사입에 대해서 더는 문제삼지 않겠다”고 했다. 오히려 값싸고 질좋은 제품은 본사 차원에서 양성화해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본사의) 강력한 단속으로 외부 사입 문제를 근절해도 피부관리숍 프랜차이즈 본사가 겪는 경영난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피부관리숍도 PC방 프랜차이즈와 마찬가지로 매장 개설 이후 발생하는 수익원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가맹점 물류 유통으로만은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피부관리숍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유통만 갖고는 살아남기 힘들다”면서 “화장품 유통, 미용 교육 등 다양한 수익원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맹점 유통에 의지하기보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직접 화장품 제조와 판매를 하며 매출 확대에 나선 피부관리숍 브랜드도 나타났다. 중간 유통업자에 국한됐던 본사의 역할이 제조와 판매까지 확대된 셈이다.

피부관리 프랜차이즈 피부천사는 `외부사입 문제`와 `새로운 수익원 창출`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았다. 피부천사는 올해부터 화장품 제조에 나서 30여 가맹점은 물론 일반 피부관리숍에도 판매하고 있다. 피부천사는 화장품 판매로만 월 1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더레드클럽을 인수한 마이헤어샵도 자체 PB 화장품을 선보이고 직접 판매에 나선다. 앞으로 이 제품은 더레드클럽, 마이헤어샵의 가맹점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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