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고용노동부가 내년 3월 개장을 압둔 직업체험관 한국잡월드의 입장료 책정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17일 고용부에 따르면 현재 논의 중인 어린이 입장료는 1만5000원~2만원정도다. 이는 민간이 운영하는 키자니아 어린이 입장료(3만2000원)의 50~62%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용보험기금에서 출현해 추진되는 사업임을 감안하면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2명의 어린이를 둔 4인 가족의 경우 직업체험을 하기 위해 약 5만~7만원 정도를 지출해야 한다. 이 외에도 내부에서 먹거리를 해결하고 나면 10만원은 훌쩍 넘어가게 된다. 때문에 고용부가 청소년들에게 여러 일자리를 경험하게 한다는 명분으로 수익사업을 벌이려는 게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 잡월드`는 경기 성남 분당구 정자동 대지 2만5000여평에 2000억원을 투입해 짓는 직업체험관으로 은행원, 자동차 정비원, 경찰관, 펀드매니저, 의사, 수퍼마켓 계산원, 아나운서 등 66개 직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되고 있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선 연간 200여억원의 운영비가 투입될 것으로 잡월드설립추진단은 내다보고 있다. 현재 시설 내 푸드코트와 카페 등에서 수익 사업을 벌여 운영비의 30%를 충당하고 국고 30%를 지원 받아 입장료 수익 비중을 낮추겠다는 계획이지만, 국고 지원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만약 국고가 지원된다고 하더라도 고용부가 설립한 특수법인이 운영을 맡을 예정이라 기한 없이 국고가 지원될 수 없는 구조다. 때문에 이들도 사업이 안정화 되는 4~5년 뒤에는 국가 지원에서 독립해야 해, 처음 민간 사업장 대비 입장료를 50%까지 낮춰 잡아도 이후 2배 정도의 상승은 불가피해 지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입장료를 낮추면 수준이 떨어질 것 같고, 입장료를 높이면 비난이 우려돼 고민하는 중”이라며 “현재 입장료 책정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민단체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관계자는 “비싼 입장료 등으로 직업체험의 문턱을 높인다면 일본에서 실패한 직업 체험관을 전처를 그대로 밟게 될 것”이라며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직업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취지를 살리려면 입장료부터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고용보험기금이 활용된 만큼 취업 준비생과 이들을 찾는 회사들도 이용할 수 있는 오픈된 공간을 기대했는데, 결국 민간업체가 운영 중인 직업체험관 따라 하기 그치고 말았다”며 “고용보험기금의 목적과 취지를 되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