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대포폰’ 3451대 중국으로 밀반출, 자금세탁한 일당 검거

이재은 기자I 2024.11.11 11:11:33

지난해 10월부터 피해자 126명한테 약 50억원 편취
인터폴 적색수배 통해 중국 총책 10명 수사 방침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되는 대포폰 3400여대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대포폰 밀반출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사진=경기북부경찰청)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대포폰 반출 총책인 50대 남성 A씨 등 162명을 입건하고 이들 중 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A씨 등은 2017년부터 7년간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된 대포폰 3451대를 중국으로 밀반출한 혐의를 받는다.

점조직으로 구성된 이들은 대포폰 개통 및 유통, 자금 세탁, 반출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으며 중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총책의 지시를 받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북부경찰청이 보이스피싱 대포폰 밀반출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 (사진=경기북부경찰청)
조사 결과 A씨 일당은 신용불량자 등 128명을 상대로 “휴대전화를 개통하면 대출해주겠다”며 접근해 명의를 빌린 뒤 대포폰을 개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을 거친 대포폰은 유통망과, 중국 국적의 반출책을 통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또 A씨 일당은 인천공항 인근에 무역 사무실을 놓고 한국과 중국으로 오가며 장기간 수천 대의 대포폰을 밀반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보이스피싱 조직은 반출된 대포폰으로 2023년 10월부터 지난 7월까지 126명의 피해자로부터 약 50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스피싱 조직도(사진=경기북부경찰청)
경찰은 수사 도중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금을 가상화폐로 환전해 국외로 송금한 자금 세탁책 18명도 붙잡았다.

이들은 수수료를 대가로 계좌 명의자들을 모집한 뒤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에서 이를 인출해 가상화폐로 환전하고 동남아 등지로 송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피해금 일부는 수표로 바꾼 채 중국인 관광객 행세를 하며 국내 면세점에서 6억원 상당의 명품을 구매하는 수법으로 세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이스피싱 집중 단속 과정에서 이들 일당을 검거한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통해 중국 총책 10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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