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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창조(주) 유상준 대표 “세계 최고수준 헤어전문가 키울 4년제 미용사관학교 설립 추진”

염보라 기자I 2017.05.30 11:14:26
[이데일리 뷰티in 염보라 기자]

미창조㈜ 유상준 대표가 이데일리 뷰티in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미용산업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인터뷰 = 김재홍 뷰티in 편집장 ㅣ 정리·사진 = 염보라·문정원 기자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오는 논란 중 하나가 일자리에 관한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거 뺏어갈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미용’은 사람과 사람의 교감(대화), 사람의 손길(기술)이 필요한 영역으로 컴퓨터나 로봇으로는 대체 불가능한 대표적인 직업군으로 꼽힌다.

미용 프랜차이즈 ‘RIAHN(리안)헤어’를 운영하고 있는 미창조(주) 유상준 대표(55)가 미용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 이슈와 맞물려 미용인은 세계 속 대한민국 위상을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꼭 키워내야 할 인력이라는 것.

5년내 미용사관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는 유 대표를 지난 25일 서울 관악구 미창조(주) 본사에서 만났다. 우리나라 미용산업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유대표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그는 특히 미용 프랜차이즈산업에 대해서는 평소 생각했던 지론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 ‘미창조’라는 회사명이 독특하다.

“미용 관련 가맹사업, 도소매, 교육연수를 주요사업으로 하고 있다. 현재 미용 프랜차이즈 RIAHN(리안)헤어, VOG(보그)헤어, azAaz(에즈에이에즈) 등을 운영 중이다.”

- 다른 미용 프랜차이즈 본사와 달리 비(非)기술인 CEO다. 미용업계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하다.

“오래전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교육, 컨설팅 업무를 했다. 어느 날 멘토이자 스승인 남서울대 김창호 박사님과 박재연 사장님(당시 한샘 상무이사)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데 ‘미용 산업 육성에 도움을 줘보지 않겠나’ 하더라. 당시 미용업계는 점주 대부분이 기술은 있지만 경영에 대한 마인드는 적은 상황이었다. 두 멘토의 의견에 공감해 1996년 10월 우리나라 처음으로 미용경영 아카데미를 한국생산성본부에 개설하고 미용실 경영 등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그때 맺은 (미용과의)인연이 현재까지 이어지게 됐다.”

- 미용경영 아카데미 개설 5년만인 2001년 미창조를 설립했다.

“5년 정도 미용 시장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다 보니 ‘이거다’ 싶었다. 미용은 세상에서 없어질 수 없는 직업이다. 모두 자동화 되고 있지만 미용은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다. 게다가 아름다워지고 싶은 마음은 의식주만큼 중요한, 절대 없어지지 않는 인간의 욕구다. 당시 난 경영에 대한 노하우는 많지만 기술은 없었다. 그럼 미용인과 같이 가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아카데미 10기를 운영하고 나서 수료생 중 100명을 선별해 미용 프랜차이즈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그게 리안헤어의 시작이었다.”

- 리안헤어가 각종 미용 프랜차이즈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1위를 하고 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

“리안헤어는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1:1 슈퍼바이저 시스템 도입을 통해 각 지점의 서비스 퀄리티를 높이는 한편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안한다. 오늘날 화두인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좋은 셈이다. 리안헤어의 경우 3년전부터 ‘팍’ 치고 올라왔는데, 가성비를 꼼꼼히 따져보는 요즘의 소비 형태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리안헤어는 점주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미용 프랜차이즈 최다 점포수를 자랑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고객 입장에서뿐 아니라 점주들에게도 가성비가 좋다. 예를 들어 로열티가 타사의 50% 미만 수준이다. 종종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 논란이 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내 꿈은 돈을 버는 게 아니다. 미용 산업 육성을 위해 힘쓰겠다는 초심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술도 ‘처음처럼’만 마신다.(웃음) 앞으로도 점주들에게는 돈을 벌게 해주고 미용인들에게는 비전을 제시하는 기업인이 되고 싶다.”

- 이미 점포 수가 많기 때문에 타 미용 프랜차이즈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적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동네에 1인 슈퍼가 사라지고 편의점이 늘어났듯이 미용업계도 점차 브랜드 매장 수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 현재 한국 내 미용실 수는 10만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중 프랜차이즈는 1500개 정도다. 커피숍의 경우 프랜차이즈 매장 비율이 22% 정도라고 하는데, 미용은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10% 수준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 8500개 정도 매장이 향후 리안헤어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는 셈인 거다.”

- 올해 목표 점포 수는.

"리안헤어 400호점, 보그헤어 5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1인 숍을 중심으로 에즈에이에즈 매장도 계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다."

- 미용사관학교 설립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5년내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목적은 세계 속에서 K뷰티를 알리고 나아가 대한민국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뷰티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함이다. 현재 사관학교를 지을 부지도 계속 살펴 보고 있고 정부 지원도 알아보고 있다."

- 우리나라는 유독 미용관련 대학이 많다. 사관학교가 굳이 필요한지 궁금하다.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은 직업학교를 운영하며 '기술' 교육에 초점을 맞추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현재 한국에 140개의 미용관련 학과가 있는데 실제 가위를 잡을 수 있는 교수는 그리 많지 않다. 기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학생들이 매년 다수 배출되고 있는 구조인 거다. 그렇다 보니 우리나라에만 유일하게 미용실 내 인턴 제도가 생기고, 학생들은 이런 현실을 못 견뎌 하고…. 그렇다 보니 숍은 인력난을 이야기 하고 졸업생들은 취업난을 토로하게 되는 거다."

-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필요해 보인다.

"절실하다. 그 동안 K뷰티 육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미용은 늘 뒷전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하는데, 미용은 절대적으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직업 중 하나다. 좋은 인재를 많이 육성해야 하는 이유다. 한 명의 연예인, 하나의 상품이 그 나라의 위상을 높이듯이 정부 차원의 지원이 기반된다면 멀지 않은 때에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헤어 아티스트가 충분히 탄생할 수 있으리라 본다."

- 올해 계획이 많을 것 같다.

"하반기 중 애견 미용 프랜차이즈인 '리안펫'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예약제, 비싼 가격 등 기존 펫미용실 관련 소비자들의 불만사항을 적극 수렴해 '가성비' 좋은, 새로운 차원의 펫미용실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미창조’는 미용업계에서 꼭 취업하고 싶은 회사로 손꼽힌다. '미용계 삼성'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동종업계 최고 대우를 제공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람을, 인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 대표의 마음이 직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따름이다. 인터뷰 내내 "결국은 사람"이라며 "미용업계 후배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는 말을 강조한 유 대표의 모습에서 미용업계의 밝은 청사진이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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