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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대기업 계열사 신한캐피탈·KB인베스트먼트와 네이버의 금융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이 쟁글 투자에 나선 것은 협력 차원으로 분석된다. 최근 국내 증권사마다 가상자산을 하나의 투자 섹터로 인정하고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KB와 신한, 네이버의 쟁글 투자 역시 쟁글의 가상화폐 공시·평가모델을 활용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앞서 한화투자증권의 투자 이후에도 한화자산운용이 2021년 초 크로스앵글과 협업해 디지털자산 리서치 콘텐츠를 제공한 바 있다.
특히 신한캐피탈의 경우 그간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통해 NFT와 가상자산,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코빗 투자도 해당 펀드를 통해 검토 중이다. 해당 펀드로 투자한 업체와는 신한금융 계열사와의 업무제휴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벤처캐피털(VC) 업계 한 관계자는 “KB인베와 신한캐피탈은 크립토 관련 분야에 많이 투자해왔기에 드문 사례는 아니지만, 네이버파이낸셜이 참여한 건 주목할 만하다”며 “네이버는 그간 라인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접근해왔지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투자한 사례는 드물다”고 전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도 “지분투자 차익 실현은 물론이고 네이버나 각 금융사에서 가상자산 관련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략적 협업 사례도 생길 수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은 쟁글의 코인 프로젝트 공시 및 신용도 평가 데이터에 주목했다. 가상자산 시장이 크립토를 비롯해 NFT와 P2E, DAO(탈중앙화 조직모델) 등으로 확장하면서 더 많은 투자자가 몰려드는 상황이다. 전담 부처 신설과 공시 의무화 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가상자산 공약 밑그림도 그려지고 있지만, 코인 평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점은 여전한 한계다. 쟁글의 가상화폐 공시·평가모델이 시장에서 유의미하게 쓰일 수 있지 않겠냐는 평가가 나온다.
크로스앵글은 지난 2018년 출범한 스타트업으로 애널리스트 출신 직원들의 전문성과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해 코인 투자에 필요한 정보를 공시해왔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전송 내역을 기반으로 한 온체인 정보와 재무 요소·프로젝트 진행 상황·실적 등 기업을 통해 직접 확보한 오프체인 정보가 핵심이다. 프로젝트 평가도 핵심 서비스다. 토큰 이코노믹스와 기술, 성과, 재무 지속성, 커뮤니티, 정성평가(주주 평판과 산업환경 등) 등 6개 항목을 실사하고 점수를 매겨 AAA부터 D까지 등급을 부여한다. 다트(DART)는 물론 신용평가기관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에서 코인 데이터를 꾸준히 모으며 발전해온 곳은 많지 않고 일반 투자자가 이용 가능한 오픈 플랫폼은 더 찾기 어려운데, 쟁글은 국내를 비롯해 해외 거래소 상장심사에 참여하며 확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다만 수익 모델 마련 등은 숙제로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크로스앵글 투자와 관련해 네이버파이낸셜 측은 “다양한 투자처를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