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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은총 기자] 4일 발생한 강원도 산불로 인해 ‘국가재난사태’까지 선포되면서 고성 지역에 대형 산불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해마다 이맘때쯤 강원도에는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했다. 특히 고성에서는 2000년 4월 7일 역대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하기도 했다.
8박 9일간 타오른 대형 산불은 강릉·동해·삼척의 산림 2만3448㏊와 주택 390동 등 총 808동의 건축물을 태워 1072억원의 피해액을 남겼다. 또 주민 2명이 목숨을 잃고 15명이 다쳤으며 85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당시 산불이 커진 데에는 고성 일대의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6.8m에 달했기 때문이었다. 초속 20m 이상의 강풍은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걷는 것이 힘들어질 정도의 강도다.
1996년 4월에도 고성에는 대형 산불이 났었다. 죽왕면 마좌리에서 발생한 이 산불은 2박 3일간 산림 3762㏊와 주택 92동 등 건축물 227동을 태워 140명의 이재민을 만들었고 228억원의 피해액을 남겼다.
이 밖에도 고성에서는 지난해 3월에도 간성읍 탑동리에서 산불이 발생해 축구장 60여개 면적의 산림 40㏊가 소실되기도 했다.
한편 고성 지역에 대형 산불이 잦은 이유는 봄철 태백산맥을 넘어 부는 국지적인 강풍 ‘양강지풍’이 원인으로 꼽힌다.
양양과 강릉 사이에 부는 바람이라는 뜻을 가진 이 강풍은 불을 몰고 다닌다고 해서 ‘화풍’이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