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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는 두 장관이 “최근 국제정세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간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 한미 대북정책의 핵심 표현이었던 ‘북한 비핵화’가 명시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외교부 발표는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북한 비핵화가 최종 목표라는 점을 별도로 적시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 발표는 더 간략했다. 국무부는 토미 피곳 대변인 명의로 낸 2문장 분량의 자료에서 루비오 장관과 조 장관이 “한미동맹과 관련된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만 밝혔다. 이어 루비오 장관이 “동맹에 필수적인 사안들에 대해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비핵화는 물론 북핵 문제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이 같은 표현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와 맞물려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김 위원장과 올해 안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그는 57개의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하면서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처럼 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재개하려는 목표가 여전히 비핵화냐’는 질문에도 “그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북한 비핵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 장관은 이번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가 북미대화 재개와 한반도 평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미대화 가능성이 다시 열리는 상황에서 한국이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통해 대화 재개를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한미가 ‘북한 비핵화’ 대신 보다 포괄적인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실제 정책 목표의 변화를 의미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북미 정상 간 대화 재개를 앞두고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표현 수위를 조절한 것일 수도 있다. 반대로 북한의 핵 능력을 현실적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단계적 접근에 무게를 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될 수 있다.
양측은 북핵 문제뿐 아니라 관세와 투자, 조선, 안보협력 등 한미 간 현안도 폭넓게 논의했다. 외교부는 양 장관이 이들 분야에서 호혜적인 성과를 도출해 한미관계를 한층 더 격상시킬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지난해 무역합의를 통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투자도 양국 간 핵심 현안으로 남아 있다. 미국 측은 최근 한국에 검토 가능한 투자 프로젝트들을 제시했고, 한국 정부는 사업성과 위험 등을 따져 구체적인 투자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
조 장관은 또 중동 정세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적극적인 리더십을 평가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회복을 위해 한국 정부가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양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 직접 만나 북핵과 투자·통상·안보 등 주요 현안을 보다 심도 있게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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