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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위탁업체에 '기술자료' 요구한 아이앤씨테크놀로지에 시정명령

권효중 기자I 2024.07.01 12:00:00

위탁 수급자에게 부품 정보 담긴 '기술자료' 요청
요구할 경우 필요한 서면도 제공하지 않아
공정위, 하도급법 위반 소지 있다고 판단

[세종=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수급 사업자에게 기기 부품 제작을 맡기면서 주요 기술자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한 아이앤씨테크놀로지에게 시정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1일 정보통신(IT) 기기 제조업체 아이앤씨테크놀로지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지난 2019년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전력량 계측 시스템에 필요한 부품의 제조위탁을 한 수급 사업자에게 맡겼다. 이후 수급 사업자가 갖고 있는 기술자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했다.

해당 기술자료는 ‘블록 다이어그램(Block Diagram)’으로 불리며, 구성 부품의 연결구조와 동작 방식, 전원 공급방식 등 부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는 이러한 기술자료 요구에 더해 양산시험 절차서, 부품목록 등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면서도 요구 목적, 비밀 유지에 관한 사항 등이 담긴 서면을 수급사업자에게 주지 않았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의 이와 같은 행위는 하도급법 제12조의3(기술자료 제공 요구 금지) 위반에 해당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원사업자는 수급 사업자의 기술자료를 본인 또는 제3자에게 제공하도록 요구해서는 안되고, 요구할 경우에는 요구 목적이나 비밀 유지 등 사안이 담긴 서면을 줘야 한다.

아이앤씨테크놀로지 측은 블록 다이어그램을 요구한 이유에 대해 “한전 규격에 맞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불량이 발생할 경우 문제해결에 필요한 자료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해당 자료가 필수적인 자료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자료 제공 요구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하도급법에서 정한 기술자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요구해서는 안되고,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요구 서면을 발급해야 한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향후 유사한 법 위반행위를 예방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판단이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기술자료 요구시 절차 위반, 기술자료 유용 등 법 위반행위에 대한 감시 및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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