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기, 패럴림픽서 12년 만에 게양...전쟁 속 논란 재점화

이석무 기자I 2026.02.18 13:52:56

IPC, 러시아·벨라루스 선수에 자국 국기 달고 출전 허용
반대 우려 목소리 나와..."완전히 잘못된 결정"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러시아 선수 6명과 벨라루스 선수 4명이 다음 달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에 자국 국기를 달고 출전한다. 러시아 국기가 패럴림픽 무대에 공식 게양되는 것은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처음이다.

영국 BBC에 따르면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17일(현지시각)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 10명에게 ‘특별 초청 출전권’을 부여했다. 종목은 장애인 알파인스키,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장애인 스노보드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에 러시아 국기가 다시 올라갈 수 있게 됐다. 사진=AFPBBNews
IPC는 성명을 통해 “러시아 패럴림픽위원회에 알파인 남녀 각 1명, 크로스컨트리 남녀 각 1명, 스노보드 남자 2명 등 총 6장의 출전권을 배정했다”며 “벨라루스는 크로스컨트리에서 남자 1명, 여자 3명 등 4장을 배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스포츠계에서 제재를 받아왔다. IPC도 두 나라를 패럴림픽에서 퇴출했다가 2023년 중립 선수 자격으로만 출전을 허용하는 ‘부분 완화’ 조치를 도입했다.

이후 지난해 9월 IPC는 두 나라 선수들의 대회 참가 금지를 해제했다. 다만 패럴림픽에서 열리는 6개 종목을 관할하는 4개 국제연맹은 자체적으로 제재를 유지해 왔다.

전환점은 국제스키연맹(FIS)을 상대로 한 러시아·벨라루스의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였다. 두 나라는 지난해 12월 CAS에서 승소하며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국제 대회 출전과 랭킹 포인트 획득이 가능해졌다. 이번 패럴림픽 출전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다.

특별 초청 출전권은 국제연맹이 아닌 IPC가 개별 선수에게 직접 부여한다. 비상 상황 등으로 일반적인 예선 절차를 밟지 못한 ‘최정상급 선수’의 참가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우크라이나 선수들 역시 3개 종목에서 같은 방식의 출전권을 받았다.

정치권 반발도 나왔다. 영국의 리사 낸디 문화부 장관은 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공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자국 국기를 달고 출전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IPC는 즉각 재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매체 타스통신은 알파인스키 3관왕 출신 알렉세이 부가예프와 크로스컨트리 세계선수권 메달리스트 이반 골룹코프, 아나스타시야 바기안 등이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부가예프와 바기안은 최근 월드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패럴림픽은 다음 달 6일부터 15일까지 열린다. 러시아 국기가 다시 경기장에 오르는 장면은 스포츠의 중립성과 국제 정세를 둘러싼 논쟁에 또 한 번 불을 지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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