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매출 규모를 키우려면 결국 새로운 사업 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데이터센터, 2차전지, 바이오 같은 신성장 산업으로 진출하고 해외 비중을 키워야죠.”
중견기업 신성이엔지가 ‘인공지능(AI)·ESG·초미세 공정’이라는 산업 전환의 키워드를 앞세워 매출 1조 기업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 미세화로 클린룸 오염 제어 기준이 높아지고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는 가운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이후에도 전고체 배터리로 대표되는 차세대 2차전지 설비 투자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맞물리면서 ‘클린룸·공조’ 기술의 활용처가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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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신성이엔지 기술혁신본부 부사장은 최근 경기 과천 본사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결국 신성장 산업으로 가야 한다”며 “고객이 원하는 수준의 초격차 제품을 개발하고 EPC(설계·조달·시공) 사업에서도 엔지니어링과 원가혁신 역량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오는 2027년 설립 50주년을 계기로 매출 1조원 달성을 넘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매출액은 5835억원으로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이 부사장은 “작년과 재작년 국내 투자가 많이 위축돼 회사도 평행 상태였지만 내년에는 해외 투자가 늘고 국내에서도 고객사 투자가 살아나며 매출이 따라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반도체가 초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오염 제어의 대상이 ‘먼지’에서 ‘분자’로 확대된다. 신성이엔지는 산, 알칼리, 암모니아 성분의 기체상 오염물질이 생산에 영향을 미치는 AMC(Airborne Molecular Contamination) 대응 제품군 개발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공기 중 수분이 AMC와 결합해 웨이퍼의 부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어 공기 습도를 5%까지 제어하는 제습 장비도 갖췄다.
이 부사장은 “전체 클린룸 습도를 극단적으로 낮추면 정전기 등 문제가 생긴다”며 “웨이퍼가 장비에 투입되기 직전 공기와 접촉하는 순간이 취약한데 이 구간의 공기 습도를 45%에서 5%까지 낮추는 초소형 제습 장비를 개발해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클린룸 사업의 새 성장축으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꼽았다. 반도체 클린룸은 청정도와 온습도 유지를 위해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대표적 에너지 집약 산업이다. 이 부사장은 “반도체 제조에 전기가 100 들어간다면 장비 구동에 60, 제조 환경과 유틸리티 공급에 40을 쓰는데 제조 환경을 만드는 전기를 줄이는 기술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신성이엔지는 해당 정부 과제에서 주관사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AI는 제품·설계·운영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중이다. 신성이엔지는 5년 전부터 AI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과 채용으로 인력을 키웠고 작년부터 연구소 내 AI팀을 조직했다. 특히 70여 명에 달하는 연구소 인력은 신성이엔지의 자부심이다.
이 부사장은 “중견기업에서는 상당한 숫자의 연구 인력들이 있다 보니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에 대응이 가능하다”며 “한 발 앞서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핵심이 연구소”라고 강조했다. 또한 “AI팀을 활용해 과거에는 시뮬레이션을 수십 차례 반복해 최적점을 찾느라 2주가 걸렸다면 데이터를 학습시켜 최적점을 찾는 방식으로 실제 제품화도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기화합물을 제거하는 ‘V-Master’는 AI 제어기를 탑재해 맞춤형 동작으로 실증에서 20% 이상 에너지 절감 효과를 확인했다. 히트펌프 공조기에도 AI 기능을 탑재해 고객사들로 하여금 기존 대비 30% 에너지 절감 효과를 체감케 했다.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도 신성이엔지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클라우드 투자에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겹치며 시장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빠르고 안전하게 짓기 위해 블록처럼 조립하는 모듈화 공법에 관심이 크고 엣지 데이터센터나 컨테이너형 데이터센터 등 소규모 수요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2차전지 분야는 단기적으로 수요 정체 영향이 있지만, 전고체 배터리 전환 국면에서 ‘초저습’ 대응 기술이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사장은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은 D.P.(노점온도) -60℃ 이하 초저온을 요구한다”며 “기존 드라이룸 전체는 -40℃DP로 운전하되 핵심 공정 구간만 국소 부스로 분리해 -60℃DP를 구현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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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하이테크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로 산업을 리드하고 우수한 제품을 공급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며 “기술로 한 발 앞서가는 것이 성장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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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부사장 프로필
△1968년 부산 △연세대 기계공학과 △삼성엔지니어링 △삼우종합건축사무소 하이테크본부 본부장(상무) △이승환 신성이엔지 기술혁신본부 부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