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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긴축'에도 뜨거웠던 美경제 식나…구인 이어 고용도 둔화

장영은 기자I 2023.04.06 12:32:29

기업활력·소비 이끌었던 뜨거운 노동시장 냉각 조심
2월 구인건수·3월 민간고용 전월·예상치 밑돌아
경기침체 우려↑ vs 연준 긴축 효과…엇갈리는 시선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인력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뜨거웠던’ 미국 고용 시장의 열기가 식고 있는 징후가 나타났다. 기업 활력과 소비 증가의 척도였던 고용시장 둔화 신호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재차 고개를 들었다.

(사진= AFP)


◇일자리 증가폭 줄고 고용도 증가세도 주춤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5일(현지시간) 3월 민간 기업 고용이 전월보다 14만5000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증가폭은 2월(26만1000개)보다 10만개 이상 줄었으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1만개)를 하회했다. 전날(4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2월 미국 기업 구인건수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1000만건을 밑돌며 시장 예상치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3월 고용 증가폭도 줄어든 것이다.

임금 상승세도 다소 꺾였다. 지난달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은 전년동월대비 6.9% 증가했는데, 1년여 만에 최소폭이다. 일자리를 옮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14.2%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3월 서비스업 지표도 다소 부진하게 나왔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3월 서비스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2를 기록했다. 기준선인 50을 웃돌며 경기 확장 국면을 이어갔지만, 전월(55.1)이나 전문가 예상치(54.3)보다 낮았다. 신규수주·기업활동·고용·가격지수 등 하위지수도 전월대비 하락했다.

앞서 ISM이 지난 3일 내놓은 지난달 제조업 PMI는 46.3으로 전월(47.7)에 이어 경기 위축국면을 이어가며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제조업 PMI는 올해 3월까지 넉달 연속으로 위축세를 지속하고 있다.

최근 나온 경제 지표들은 가파른 긴축 속에서도 고용과 소비 증가로 견조하게 버티던 미국 경제가 식어가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할 수 있다.

(사진= AFP)
◇연준 긴축 먹히나…7일 고용지표 발표에 쏠리는 눈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연준은 그동안 확실한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기 전까진 강도 놓은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지난해 6월을 정점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개월 연속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근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서비스업 가격지수도 하락세를 기록한 점은 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설 명분을 제공할 것이란 분석이다. 연준 당국자들은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촉발된 금융권 압박이 초래할 신용 경색과 그에 따른 경기 둔화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완고하다면서, 기준 금리를 조금 더 인상한 후 한동안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7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지난달 비농업고용과 실업률에 쏠려 있다. B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아트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임금 (상승) 압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특히 서비스 분야에서 더 많은 진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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