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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좌파 정부 증세예고에 '최대납세자' 떠났다...부호들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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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9.08 10: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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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만장자 로코스, 그리스로 거주지 이전
英 헤지펀드 거물, 작년 급여만 8665억원
그리스는 연 10만유로만 내면 해외소득 면세
英 비거주자 혜택 폐지·증세에 부호들 엑소더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영국 최대 개인 납세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크리스 로코스가 거주지를 영국에서 그리스로 옮긴다. 노동당 정부의 증세 우려 속에 이어지고 있는 거물 금융인들의 영국 이탈 행렬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크리스 로코스. (사진=로코스캐피털매니지먼트 홈페이지)
크리스 로코스. (사진=로코스캐피털매니지먼트 홈페이지)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로코스는 지난해 자신에게 4억 7700만파운드(약 8665억원)를 지급했다. 그가 이끄는 220억달러(약 29조 6340억원) 규모의 매크로 헤지펀드가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국면에서 높은 수익을 낸 덕분이다. 매크로 헤지펀드는 금리와 환율, 국채 같은 거시 지표의 방향에 베팅하는 펀드다.

유럽에서 중동까지 각국은 초고액 자산가를 끌어들이려 세제 혜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영국을 떠난 부호들이 주로 향한 곳은 이탈리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스위스다.

그리스는 해외 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는 대신 연 10만유로(약 1억 5659만원)의 정액세를 물리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혜택은 최대 15년간 유지되며, 그리스에 50만유로(약 7억 8295만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로코스캐피털매니지먼트(RCM)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대형 매크로 헤지펀드다. 런던과 뉴욕, 아부다비, 싱가포르에서 370명 넘는 인력이 일한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헤지펀드와 달리 주요 투자 결정을 로코스 본인이 직접 내리거나 승인한다.

그는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기자본 거래 부서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2년 회사를 나와 앨런 하워드 등과 함께 브레번하워드자산운용을 세웠다. 2012년 브레번하워드를 떠날 때는 5년짜리 경업 금지 약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송까지 냈고, 2015년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렸다. 그의 영국 이탈 계획은 블룸버그통신이 먼저 보도했다.

로코스는 영국을 대표하는 기부자이기도 하다. 1980년대 장학금을 받고 명문 이튼칼리지에 다닌 그는 이후 이 학교에 ‘로코스 장학금’을 만들었다. 올해는 케임브리지대에 1억 9000만파운드(약 3452억원)를 내놓겠다고 약속했는데, 영국 대학이 받은 기부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윌트셔주의 유서 깊은 토트넘하우스를 고치는 데도 1억 7500만파운드(약 3179억원)를 썼다.

최근 몇 년 사이 영국을 떠난 유명 인사로는 철강 재벌 락시미 미탈, 이집트 최대 부호이자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 애스턴빌라 공동 구단주인 나세프 사위리스, 리처드 그노드 골드만삭스 부회장 등이 있다.

이탈의 배경에는 이른바 ‘비거주자 세제’ 폐지가 있다. 영국에 살면서도 세법상 본거지를 해외에 둔 사람에게는 해외에서 번 소득에 세금을 매기지 않던 제도다.

여기에 노동당 정부가 세금을 더 걷을 것이라는 우려가 겹쳤다. 경제학자들은 존 힐리 영국 재무장관이 다음달 예산안에서 재정을 메우기 위해 추가 증세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로코스 측 대변인은 논평을 거부했다.

앤드루 그리피스 예비내각 재무장관은 기업 세금을 올린 노동당 정부를 겨냥해 “부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또 한 명 영국을 떠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나쁜 소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재정 형편이 어떻든, 부를 창출하는 이들이 영국을 떠난다는 것은 젊은이들의 기회가 줄고 나머지 사람들이 더 많은 부담을 진다는 뜻”이라며 “정부가 세금을 올리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최고의 인재들이 어디서 살지 고르고 있는데, 노동당의 영국을 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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