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에 파크골프장 허용…난자·정자 동결, 배우자 동의없어도 ‘OK’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개발이 제한된 그린벨트에 파크골프장이 들어선다. 그린벨트 내 주택엔 50㎡ 이하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는 배우자 동의 없이도 난자·정자를 동결 보관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2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총 38건의 민생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황산공원 파크골프장(사진=양산시)

정부는 먼저 지역주민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규제 3건을 풀기로 했다. 현재 잔디축구장, 게이트볼장 등 실외체육시설만 설치 가능한 그린벨트에 파크골프장 설치를 허용키로 했다. 파크골프장은 환경훼손 우려가 적고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늘고 있단 점을 고려했다.

허가를 받아야만 설치 가능한 그린벨트 내 주택용 태양광발전시설은 신고제로 바꾼다. 50㎡ 이하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을 신고만으로 설치할 수 있게끔 올해 상반기 중 시행령을 고칠 예정이다.

아파트, 상가 등에 무단방치된 자전거 처분은 쉬워진다. 지금까지는 공공장소에서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처분이 가능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자전거이용활성화법을 개정해 ‘통행방해’ 단서를 삭제하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자전거를 지역 여건에 따라 보다 쉽게 이동·보관·매각할 수 있도록 한다.

일상 속 국민편의 증진을 위한 규제 개선도 꾀한다. 배우자 동의 없이도 본인의 난자·정자를 채취·동결할 수 있게끔 연내에 관련 시행규칙을 고친다. 부부간 의견이 엇갈리거나 배우자 부재 등의 경우 난자·정자의 채취를 할 수 없어 적기를 놓칠 우려가 있고, 배우자 동의요건이 없는 미혼 및 사실혼과 차별 논란이 있단 점을 고려했다.

월~토요일 오후 1시까지만 가능한 자동차 정기검사 시간은 토요일 오후 4시까지로 자율연장토록 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수수료 면제인 관세납부 전용계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현행 하나은행, SC제일은행 2곳뿐이나 오는 9월까지 17개 은행으로 대폭 늘린다.

사회적 약자의 불편을 덜어줄 규제 개선책도 있다. 정부는 보훈의료대상자가 치매치료 시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현행 보훈병원과 위탁병원에서 향후 일반병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장애인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쓰더라도 ‘장애인고용률’ 산정 때 제외되지 않도록 하고, 장애인용 승강기 설치 때에는 옥상시설물을 건물 층수, 높이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는 혜택을 준다.

‘천만 반려인 시대’에 걸맞은 규제개선도 추진한다. 칩 이식뿐 아니라 안면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을 접목한 등록방식을 도입하고, 진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펫보험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의 펫푸드 분류체계도 마련한다.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은 “국민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야기하는 낡은 규제가 아직도 민생현장에 많이 남아 있다”면서 “국민에게 불편과 부담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쉼 없이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은 최근 어려움이 가중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민생규제 개선방안을 마련해 다음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