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도둑 된 왕년의 대도… 84세 조세형, 출소 한달만에 또 절도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한때 ‘대도(大盜)’로 불렸으나, 말년에 푼돈을 훔치면서 좀도둑으로 전락한 조세형(84)씨가 또 절도를 저지르다 붙잡혔다. 그는 절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출소한 뒤 한 달 만에 또다시 범행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한때 대도로 불리던 조세형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1)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조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중으로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조씨는 공범 A(63)씨와 함께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의 고급 전원주택 단지를 돌며 총 3차례에 걸쳐 33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조씨 등 일당은 집안에 침입해 현금을 비롯한 귀금속, 명품가방과 코트 등을 훔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달 피해 주민의 신고를 받고 A씨를 먼저 검거한 뒤 지난 14일 구속했다. 이후 A씨로부터 공범이 조씨였다는 진술을 얻어 17일 조씨를 검거했다. 다만 조씨는 현재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 2020년 7월 서울 서초구의 빌라에 들어가 금품을 훔친 혐의로 검거된 조세형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사잔=뉴스1)

앞서 그는 지난 2019년 3월부터 6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서울 광진구와 성동구 일대 주택에서 1200만 원대 금품을 훔쳐 같은 해 6월 구속됐다. 당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 후 지난해 12월 출소한 그는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범행에 나선 것이다.

과거 조씨는 1970년~1980년대 사회 고위층을 상대로 거액의 절도 행각을 벌여 ‘대도’라는 별명을 얻고 의적으로 미화된 바 있다. 그는 1982년 구속돼 15년의 수감생활을 하다 출소한 뒤 선교활동을 하며 새 삶을 사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2001년 일본 도쿄에서 빈집을 털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또다시 잇따른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