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핵의학과 김유경 교수 연구팀은 평균 청력역치가 40dB 미만으로 정상 청력 또는 경도 난청에 해당하고 만성 이명이 진단된 23명의 환자를 경도인지장애(MCI) 진단 여부에 따라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룹별 양전자 단층촬영(PET) 및 자기공명영상(MRI) 결과를 비교해 만성 이명 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대사 및 구조적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에는 두 변수 사이의 유의성을 비교하는 데 활용되는 T 검정(T-test)이 이용되었으며, 연구진은 결과 값이 0.005 미만인 경우 두 변수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 결과 만성 이명을 가진 경도인지장애그룹은 경도인지장애만을 가진 대조군에 비해 대뇌 회백질(GM) 부피 및 포도당 대사 기능에서 유의한 감소가 확인됐다. 만성 이명을 가진 경도 인지장애그룹은 우뇌 측두엽에 위치한 선엽(Insula) 부위에서 회백질 부피가 크게 감소되어 있었으며, 우측 측두엽 및 좌측 방추 부위에서는 포도당 대사가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노인성 질환인 만성 이명이 인지기능저하를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김유경 교수는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명의 명확한 원인이나 기전이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만성 이명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환자에서 대뇌의 당대사 및 구조적인 변화를 유발하고 대뇌 반구간 네트워크의 교란을 일으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번 결과는 향후 신경 퇴행성 바이오마커로서 이명을 연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교수는 “노년기에 많이 호소하는 만성 이명은 우울감이나 수면장애 등과 동반되면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며 “또한, 경도인지장애는 일부에서 심해지면서 치매로까지 발전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명 증상이 나타난 고령자는 이명 증상의 치료와 함께 인지기능에 대한 평가도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과학 프론티어(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지난 2020년 11월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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