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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슈바라만(Robert Subbaraman) 노무라 그룹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글로벌 시장 분석 헤드는 18일 세계경제연구원(IGE) 개최 웨비나에 참석해 “중국의 예상보다 빠른 리오프닝, 우려보다 양호한 유럽 경제의 회복력 등으로 올해 글로벌 경제 침체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이고 다음 경제 회복의 동력은 아시아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미국(-0.5%), 유럽(-0.4%)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만 경기침체 강도가 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중국(4.8%), 일본(1.9%)은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세가 양호할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은 암울하다. 슈바라만은 우리나라에 대해서만은 올해 -0.6%의 성장률로 미국, 유럽보다 낮은 성장세를 전망하면서 “상당한 경착륙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올해 1, 2분기 모두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선진국 경기침체 및 중국 경기둔화에서 비롯된 수요 둔화가 수출 급감 및 예상치 못한 재고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이 리오프닝을 하고 있지만 경제 회복은 하반기에나 가능해 1, 2분기까지는 수요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꼽았다. 재고와 출하의 격차가 과거 대비 굉장히 큰 상황이라 생산보다는 재고를 소진해야 하는 판국이다.
더 큰 문제는 내부에 있다. 슈바라만은 “대내적으로 고금리발(發) 주택 경기 악화 및 민간 비금융권 신용위험 증대가 올해 경제의 주된 난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 경험상 신용으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호황이 와해될 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위험이 더욱 크다”며 “역성장 위험 및 기대인플레이션율 하락 속에 한은의 금리 인상은 이달로 마무리됐다”고 설명했다.
노무라에 따르면 1985년부터 올해까지 30개국, 101개 사례의 긴축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 41개 사례에서 경착륙이 발생했고 60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 긴축 사이클 이후 경착륙이 발생하는 공통적인 특징은 금리 인상 전 물가상승률이 높고 고금리에 긴축 주기가 길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부채가 급증한 상황에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고 실질실효환율이 떨어질 때였다. 이를 기초로 경착륙 위험이 높은 나라를 꼽아보면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등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슈바라만은 “올 5월에는 한은이 금리 인하를 개시, 주요국 중앙은행 중에선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될 것”이라며 “한미 금리 역전 해소는 내년 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로 인해 달러화가 향후 약세를 지속하더라도 원화는 역성장 위험 속에 일방적인 강세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슈바라만의 평가다.
◇ 美 연준, 9월부터 금리 인하 시작
한편 슈바라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 3월 정책금리를 25bp씩 인상한 후 9월께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유로존은 에너지 가격 하락과 재정 부양책 등으로 경제 회복력이 개선되면서 6월까지는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은 올해 50bp를 인상하는 반면 유럽은 150bp 인상을 전망했다. 유럽은 그 만큼 금리를 인상할 만한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억압됐던 수요가 풀리면서 내수가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이라면서도 “과거 만큼 중국 정부의 부양책이 효과적이거나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말로 갈수록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다는 평가다.
일본에 대해선 “실업률이 2.5%에 불과하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해 임금상승률이 일본은행(BOJ)의 2% 목표를 상회할 수 있는 수십 년래 가장 좋은 환경”이라며 BOJ가 초완화 정책을 철회하고 통화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상승으로 그간 해외투자로 빠져나갔던 약 9조달러(약 1경원)에 일본인들의 투자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경우 엔화 강세가 촉발되면서 일본 국채 투자자들의 금융위험이 증가하는 등 금융시장의 스트레스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