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아이가 선천성 기형을 가지고 태어나면 부모는 당혹감과 불안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선천성 기형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선천성 기형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개 임신 4주에서 10주 사이, 아주 미세한 발달 이상이 생기며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소아 선천성 기형으로는 식도가 막혀 있는 식도폐쇄증, 담관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담관낭종, 담즙이 지나가는 길이 막히는 담도폐쇄증, 항문이 막힌 쇄항, 횡격막탈장, 소장 폐쇄 등이 있다.
◇ 태어날 때부터 막힌 식도, 어떻게 치료할까?
식도폐쇄증은 식도가 위와 정상적으로 연결되지 않은 채 태어나는 질환이다. 따라서 임신기에 태아는 양수를 삼키지 못하기 때문에 산전 초음파에서 양수의 양이 과도하게 많거나 태아의 위장 그림자가 잘 보이지 않을 때 의심할 수 있다. 출생 후에는 입에서 위장까지 입위관(튜브)을 넣어보는데 관이 끝까지 잘 들어가지 않으면 확진할 수 있다.
치료는 보통 출생 후 24~72시간 이내 수술로써 시행한다. 수술은 식도와 기도 사이의 비정상적인 연결을 막고 폐쇄가 있는 양쪽 끝 식도를 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일부 환아를 대상으로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침습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흉강경 수술은 가슴을 크게 열지 않고 작은 구멍을 통해 카메라와 기구를 넣어 시행하는 방식이다. 이 수술은 개흉 수술에 비해 흉곽 변형과 폐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고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소아외과 오채연 교수는 “신생아 흉강경 수술은 좁은 흉강 내에서 정교한 조작이 필요한 고난도 수술”이라며 “안전한 수술과 수술 후 관리를 위해서는 소아외과, 소아마취과, 신생아중환자실 등 관련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담관낭종, 증상 없어도 수술 필수인 이유
담관낭종은 담즙이 지나가는 통로인 담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선천성 기형이다.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담관을 방치하면 담관염 발생뿐만 아니라 췌장염이 반복되기도 하며 담도암 위험도 커진다. 증상이 없는 신생아라도 수술 시기를 정해 꼭 치료해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생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 수술이 권고된다.
수술은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담관낭종을 제거하고 남은 담관과 소장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담관 주변에는 중요한 혈관과 장기가 밀집해 있어 손상없이 낭종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며 크기가 작은 담관과 소장을 정교하게 연결해야 한다.
오채연 교수는 “일부 환아에서는 로봇수술도 시행할 수 있다”며 “로봇수술은 3차원의 확대된 시야와 사람의 관절처럼 움직이는 수술기구를 활용해 정교한 수술에 유리할 수 있지만, 3㎜ 기구를 사용하는 복강경 수술과 달리 일반적으로 8㎜ 크기의 기구와 더 넓은 수술 공간이 필요해 환아의 체중과 질환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용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 수술로 끝 아냐...정기적 검진 필요해
선천성 기형은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식도폐쇄증과 담관낭종은 평생 추적 관찰이 필요한 질환이다. 수술이 성공적이었더라도 성장 과정에서 드물게 후유증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식도폐쇄증은 아이가 밥을 잘 먹는지와 삼킴에 어려움은 없는지, 위식도 역류, 호흡 문제 등을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 담관낭종 역시 간 기능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해 상태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오채연 교수는 “선천성 기형은 대개 부모의 행동이나 선택과 무관하게 발생하므로 부모가 스스로를 탓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고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꾸준히 관리한다면 대부분의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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