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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전공의들의 집단 파업을) 의협이 사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전공의 선생님들 개개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병원을 떠난 지 반년이 지났는데 이제야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은 언젠가부터 공정과 상식이 사라지고 독재와 탄압만 남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국민 한 사람으로서 자유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앞으로도 당당하게 임하겠다”면서 “조사 잘 받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의협 전·현직 간부에 대한 수사는 지난 2월 27일 보건복지부(복지부)가 △임현택 의협 회장 △노환규 전 의협회장 △김택우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박명하 의협 전 비대위 조직위원장 △주수호 전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등을 경찰에 고발하며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4월 강원도의사회 소속 의협 비대위원 신모씨를 추가 입건하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이들은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집단 행동을 교사하고 방조한 혐의를 받는다.
그간 의협 전·현직 간부들은 5개월간 줄곧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은 자발적으로 이뤄졌기에 교사나 방조가 성립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지난달 25일 경찰에 재차 출석한 주수호 전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집단 사직을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후배 의사들이 각성해 현재 왜곡된 제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대 정원 증원이 강행됐을 때 전문의가 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전공의 생활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제가 교사한 것이라면 재판에 떳떳하게 나가 잘잘못을 가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의 박 비대위원장 참고인 조사를 끝으로 의협 전·현직 간부에 대한 수사가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경찰은 지난달 안으로 수사를 끝낸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지호 신임 경찰청장은 지난 7월 15일 서울경찰청장 당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두 명 정도만 더 소환하면 수사가 마무리될 것 같다”며 “(수사가) 이달(7월)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