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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제車 타도 양육비 못 줘” 배드파더에 우는 싱글맘…손 놓은 국회

이지현 기자I 2024.05.23 12:00:03

소송 통해 확보한 평균 양육비 30만~50만원 이행률 42.8%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발의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신수연씨는 대학생부터 고교생, 중학생 쌍둥이까지 네 아이와 함께 사는 싱글맘이다. 결혼 15년차에 이혼하며 아이 한 명당 50만원씩 총 200만원을 양육비로 받기로 했지만, 전 남편은 2년 정도만 양육비를 지급하다 중단했다. 못 받은 양육비만 6400만원에 이른다.

양육비이행관리원 복도
친정아버지가 살림에 보태라며 공동명의로 물려준 가게를 전남편은 모두 시아버지 명의로 돌린 후 양육비를 끊었다. 전남편은 벤츠를, 그의 형은 포르셰를 타고 있다. 그럼에도 아이들 양육을 위한 비용은 돈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양육비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했음에도 받아낼 수 있는 건 없었다. 전남편은 본인 명의의 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전 재산을 다른 가족 명의로 돌려놓으면 채권 추심이 불가능하다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통해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9+3개월’ 간 받았지만, 이달로 지원이 끊기게 돼 상황은 더 막막해지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의 단전 통보서를 쥐고 실낱같은 희망을 찾으러 이행원을 찾은 그녀는 힘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양육비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정부가 양육비를 먼저 지급하고 추후 비양육 부모에게 받아내는 ‘양육비 선지급제’와 이행관리원이 비양육자의 숨겨진 재산을 찾을 수 있는 방안 등이 포함된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입법 발의가 됐음에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안소위 일정이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21일 국회 임기는 오는 29일로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신씨와 비슷한 사례를 호소하며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상담하는 사례는 월평균 3000여명이나 된다. 이행원을 통해 이행촉구를 하거나 합의에 이른 것은 3129건, 직접소송지원은 3629건, 위탁소송지원은 1만6994건이다. 이렇게 소송을 통해 받을 수 있는 평균 양육비는 30만~50만원정도에 그치고 있다. 대부분이 재산도, 경제적 능력도 없다며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 하고 있어서다. 이마저도 양육비 이행률은 42.8%에 그치고 있다. 법원이 양육비를 이행하라고 명령을 하더라도 10명 중 6명 가까이는 여전히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이다.

신씨는 “나와 같은 상황에 놓인 싱글맘이 많다”며 “양육비 선지급제도가 빨리 도입돼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육비이행지원서비스 업무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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