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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는 지난 8월 2일 피부미용 시술을 빙자해 미다졸람·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뒤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가 인도에 있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피해자는 뇌사에 빠진 뒤 약 4개월 만인 지난달 25일 사망했다. 당시 신씨는 약물에 취해 피해자를 즉각 구조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만지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투약한 미다졸람 등은 마취제의 일종으로 투약 후 운전에 유의해야 한다.
검찰은 엄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검찰은 “뇌사 상태에 빠졌던 피해자가 결국 사고 발생 3개월 3주 만에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고인이 약물에 취한 채 운전하고 피해자의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 한 점 등을 비춰 볼 때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씨는) 자기 잘못을 숨기기 급급한 데다 피해자와 유족에 진심으로 사과하려 하지 않았다”며 “27세의 젊은 나이에 허망하게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엄벌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혐의를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신씨가) 휴식을 취한 뒤 운전대를 잡았어야 했는데 이 부분을 간과해 순간 잘못 판단했고 현재 합의를 시도하고 있고 어떤 방법으로든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직접 최후진술에 나서 “유가족께 사죄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고통스러웠을 고인과 평생 고통스러울 유가족께 죄송하고 제 잘못을 평생 뉘우치고 사죄하며 살겠다”며 울먹였다.
유가족 측은 결심 공판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엄벌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피해자의 오빠는 “최소한 1심에서 20~30년을 선고받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검사의 구형이 어느 정도 나와 납득이 간다”며 “다른 마약 오남용이나 범죄 부분에서도 많은 것이 밝혀져서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 측 변호인은 “롤스로이스 사건 같이 죄질이 중하고 정상관계가 불량한 사건에서조차 중형이 선고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마약 범죄와 교통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경각심을 무너뜨려 법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질 것”이라며 “평소 웃음 많고 하고 싶었던 일이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았던 젊은 여성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간 신씨에 대해 준엄한 심판과 법과 양심이 허락하는 최대한의 엄중한 처벌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