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커상' 후보 수전 최 "韓 역사·유산 오래 탐구해 쓴 소설"

장병호 기자I 2025.11.10 09:20:11

9일 주영한국문화원서 독자들 만나
''플래시라이트'' 후보 올라…10일 발표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주영한국문화원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 초청 특별 문학 행사 ‘문학의 오후’를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개최했다.

2025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학의 오후' 행사에 참여했다. (사진=주영한국문화원)
2025년 K-북 해외 홍보·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이번 행사는 부커상 최종 발표를 하루 앞두고 열렸다. 펭귄랜덤하우스 소속 시인이자 편집자인 사라 하우가 사회를 맡아 수전 최의 최신 장편소설 ‘플래시라이트’(Flashlight)를 중심으로 작가의 창작 세계를 심도 있게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수전 최는 ‘플래시라이트’의 첫 페이지를 낭독하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이어진 대담에서 그는 “이 소설을 쓰기 위해 오랜 시간 한국의 역사와 유산을 탐구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 안에는 단일한 진실보다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기억의 구조가 존재한다. 바로 그 복잡성이 이야기에 생명력을 부여한다”고 말했다.

기억과 정체성의 주제에 대한 대화에서는 ‘플래시라이트’가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기억이 교차하는 경계에서 태어난 작품이라는 점을 논의했다. 수전 최는 “기억을 재구성하는 행위는 단순히 과거를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윤리로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과정”이라고 강조하며 작품 속 인물들이 기억과 윤리의 문제를 마주하는 서사적 긴장을 설명했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부커상 최종 발표를 앞두고 격랑과도 같았던 한국 현대사가 세계 문학의 언어로 승화돼 소녀의 시각에서 단단한 힘으로 표현해낸 수전 최를 직접 만날 수 있어 더욱 뜻깊었다”고 전했다.

2025년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 작가 수전 최가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영한국문화원에서 열린 '문학의 오후' 행사에 참여했다. (사진=주영한국문화원)
‘플래시라이트’는 10세 루이자와 재일 교포 아버지, 미국인 어머니로 이뤄진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기억과 언어, 정체성, 가족을 둘러싼 질문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전후 재일교포 사회와 미국 교외를 오가며 20세기 역사적 격랑 속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수전 최는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한국인 교수인 최창 씨와 유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텍사스에서 성장한 한인 2세다. 1990년 예일대를 졸업하고 1995년 코넬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펜 아메리카(PEN America) 이사로 활동하며 존스홉킨스대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부커상은 1969년 제정된 이래 영어로 쓰인 최고의 장편소설에 수여되는 국제 문학상이다. 올해는 수전 최의 작품 외에 키란 데사이(인도)의 ‘더 론리니스 오브 소니아 앤드 서니’(The Loneliness of Sonia and Sunny), 케이티 기타무라(미국)의 ‘오디션’, 벤저민 마코비츠(미국)의 ‘더 레스트 오브 아워 라이브스’(The Rest of Our Lives), 앤드루 밀러(영국)의 ‘더 랜드 인 윈터’(The Land in Winter), 데이비드 솔로이(영국)의 ‘플레시’(Flesh)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25년 부커상 수상작은 10일 영국 현지 시간으로 오후 9시 30분에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