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인 B씨(37)는 지난해 백혈병 진단 받아 항암치료를 하고 있다. 항암제에 의한 난소기능 저하가 염려돼 치료 전 난소 조직을 일부 채취해 냉동 보관하고 있다. 치료 후 완치되면 보관된 조직 일부는 자가이식 받고 일부는 체외배양해 난자를 얻는 시험관시술을 받을 계획이다.
국내 연구진이 학계 최초로 난포 체외성숙 모델에서 다수의 난자를 동시에 획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로써 그동안 시험관 시술을 해도 임신에 어려움을 겪었던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일반적인 여성의 경우 체내 난포는 난자로 성숙해 정자와 수정이 이뤄진다. 난자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할 때 호르몬 주사로 과배란을 유도한 후 난포 조직을 몸 밖으로 꺼내 시험관에서 난자로 배양한다. 여기에 정자와 수정하면 다시 자궁 안에 이식하는데 이것이 흔히 말하는 시험관시술이다. 이때도 성공률이 30% 정도에 머무는데 가장 큰 이유는 난포를 꺼내 배양했을 때 오로지 단 1개만 수정 가능한 난자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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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체내에 다수의 난포 중 하나가 수정 가능한 난자로 성숙되는데 이때 억제물을 분비해 이웃한 난포 성장을 방해한다. 연구팀은 수정될 난포 선택에 혈관수축 유도인자인 안지오텐신II가 관여한다는 것에 착안해 안지오텐신II 발현을 조절해 다수 난포를 동시에 배양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안지오텐신II를 첨가해서 배양한 난포더미는 기존 단일난포 배양에 비해 성숙난자 회수율이 평균 2.6배 이상 증가했다. 난자의 수정률 또한 차이가 없었다. 난포 체외성숙 모델은 암 환자 등에서 미리 채취해 냉동 보관했던 난소를 체외에서 배양해 수정 가능한 난자를 얻는 생체공학 기법으로 최근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 교수는 “난포와 난자 기초연구의 유용한 방법론인 난포체외성숙 모델 효율성과 활용성을 크게 향상 시켰다”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또한 “이번 실험에 사용한 연구 모델은 일종의 인공 난소 또는 배란 모델로 활용 가능하다. 후속 연구를 통해 난임 여성 30% 정도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 코넬대, 웨이크포레스트대 등과 공동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현재 국제동시특허(PCT)를 출원했으며 이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조직공학-재생의학저널(Journal of Tissue Engineering and Regenerative Medicin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