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조치는 국민의 유류비 부담 경감 차원에서 유류세 지원은 연말까지 연장하면서도 국제유가 안정과 국내 물가 둔화, 세수 부족 등을 고려해 인하 폭을 줄이겠다는 게 골자다. 구체적으로 휘발유는 기존 20%에서 15%로, 경유 및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30%에서 23%로 각각 인하율이 조정된다. 이에 다음달부터 휘발유는 ℓ당 122원 인하된 698원이, 경유는 133원 인하된 448원이 유류세로 부과된다. 그 결과 세 부담은 전달 대비 각각 42원, 41원 오른다.
이로써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는 12번째 연장돼 3년 넘게 이어지게 됐다. 정부는 2021년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그해 11월 소비자 부담 완화 차원에서 6개월 한시로 조치를 시행했다. 이듬해 5월에는 인하율 20%에서 30%로 확대했고, 7월에는 탄력세율까지 적용해 37%로 높였다. 지난해부터는 휘발유 인하 폭을 25%로 일부 환원했고, 올해 들어서는 7월부터 세율 인하 폭을 ‘휘발유 25%→20%, 경유 37%→30%’로 축소해 이를 한 차례 더 연장한 바 있다.
정부의 이번 환원 결정의 배경에는 국제유가 하락세와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자리한다. 최근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했으나, 대체로 70달러대를 유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1.3%)은 이런 기름값 둔화세에 힘입어 3년 2개월 만에 1%대로 진입했다.
다만 대내외적 환경을 감안해 환원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유류세 인하를 한 번에 전면 종료할 경우 국민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이 클 것으로 판단한 분위기다. 석유류는 다른 상품과 견줘 제품값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큰 데다가, 중동에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고조될 경우 언제든 오름세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