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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공사는 지난해 국제 에너지 위기로 역대 최악의 재정 위기에 빠져 있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생산국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시작했고, 이 여파로 유럽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수급 대란이 시작되며 국제 천연가스 현물 시세가 6~7배 급등한 바 있다.
가스공사도 지난해 국내 도시가스용(민수용) 천연가스 공급 가격을 40% 가량 높이며 비용 부담 완화에 나섰으나 두 배 이상 뛴 비용 부담에 미수금이 올 1분기 말 기준 11조6000억원까지 쌓인 상황이다. 2012년 고유가 때 쌓인 미수금 5조원의 두 배 이상이다.
미수금은 곧 가스공사의 빚 부담으로 이어진다. 가스공사는 전국 30여 도시가스 공급기업에 천연가스를 공급할 때 서류상으론 원가를 반영한 비용을 받지만, 실제론 정부의 가격 통제 아래 받지 못한 돈을 미수금으로 남겨놓게 된다. 미수금은 회계상 매출로 잡히기에 영업손실은 아니지만, 실제론 언제 가격 인상을 통해 회수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기에 그때까진 채권 발행을 통해 천연가스 도입 등 운영비를 충당해야 한다.
가스공사는 이에 올 초 14조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담은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여당·정부는 그러나 3월 말 결정했어야 할 2분기 가스요금 조정을 보류한 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추가 자구안’을 요구했고, 가스공사는 이에 1조4000억원을 추가 절감하겠다는 이번 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가스공사는 우선 2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전액 반납기로 했다. 6월 경영평가 성과급이 확정되는대로 1급 이상은 전액, 2급도 50%를 반납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3급 이하 전 직원의 급여 반납도 추진키로 했다.
전국 천연가스 공급관리소의 단계적 무인화 등을 통해 조직도 축소해나가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이미 올 4월 16개 관리소를 무인화하며 해당 인력 80명을 재배치했다. 또 가스공사가 운영하는 프로농구단 페가수스 운영비도 20% 절감키로 했다.
최연혜 사장은 “가스요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에게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며 “앞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이행해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도 같은 날 전력그룹사를 포함한 20조1000억원의 기존 자구계획을 26조원 플러스 알파(α)로 확대한 추가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자구계획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