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아버지 "이제는 지그비(ZigBee)시대"

황수연 기자I 2013.07.15 15:41:47

"지그비로 모든 가정용 가전기기 통합,관리..스마트홈 실현"
와이파이 창시자 케이스 링크스 방한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와이파이의 창시자가 지그비(ZigBee)를 통한 제2의 모바일 시대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그비 반도체는 저전력, 저규모 무선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로 스마트폰이나 리모콘, TV 셋톱박스 등에 심으면 무선으로 집안에 있는 가전제품 등을 조정, ‘스마트홈’을 현실화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다.

케이스 링크스 그린피크 테크놀로지 사장
15일 방한한 케이스 링크스(Cees Links) 그린피크 테크놀로지 사장은 지그비 기술을 통한 ‘오픈 스마트 홈 프레임워크’를 발표하고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링크스 사장은 와이파이를 발명한 인물로 과거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의 컴퓨터 안에 와이파이를 넣어 무선으로 컴퓨터를 쓸 수 있게 만든 주인공이다. 무선데이터 산업의 개척자이자 모바일 컴퓨팅과 네트워킹의 전설적 인물로 회자되는 이유다.

와이파이가 처음 세상에 빛을 볼 때도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했지만,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밀어붙인 결과 지금은 6억 명 이상이 와이파이 없인 불가능한 삶을 살고 있다. 이제 링크스 사장은 지그비가 제2의 와이파이처럼 우리 삶 깊숙이 침투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링크스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6억 명이 평균 5개의 와이파이 디바이스를 사용하고 있는데 15년 전에는 그 숫자가 0이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이나 리모콘, TV 셋톱박스, 조명 스위치, 보안 시스템, 창문 컨트롤러 등 보수적으로 잡아 100개 가량의 디바이스에 지그비 반도체가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15년 후 지그비를 바탕으로 한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링크스 사장은 그간 집 안의 온도나 전력, 가전제품 등을 1:1로 사람이 조정해왔지만 앞으로는 리모콘이나 스마트폰으로 모든 기계를 하나로 엮어 관리할 수 있는 ‘스마크홈’의 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해 지그비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지그비는 현재 집 규모가 커 블루투스로는 컨트롤이 쉽지 않고 와이파이를 쓰기엔 비용이 부담스러운 점을 해결해주면서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이제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활성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구조가 복잡하고 하드웨어 비용이 비싸며 배터리를 많이 소모한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 온 와이파이나 블루투스의 단점을 극복, 지그비는 같은 무선 주파수대를 이용하면서도 전력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배터리 수명이 길다.

링크스 사장은 “10년 후면 집에서 모든 것을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킬 것”이라며 “지그비가 없던 시대에 어떻게 살았을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지그비 반도체를 통한 생활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선 와이파이 발전 초기 단계처럼 주택용으로 출발해 업계 전반으로 사용 영역이 확대된 뒤 전역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린피크에 따르면 현재도 농업, 물류, 소매유통 등 분야에서 지그비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 일부 쇼핑센터들은 지그비 시스템을 통해 서버에서 전송한 각 상품의 가격 및 원산지 표시, 단가, 성분함량 등이 선반의 가격표시기(ESL)에 나타나 일일이 매장을 돌아다니며 종이로 적는 현재의 방식에 비해 매우 효율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이미 삼성과 휴멕스 등의 제조사와도 거래를 하고 있고, SK, KT 등 이동통신사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링크스 사장은 “TV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새로운 수입원 확보 차원에서 삼성 등 업체들에게 스마트홈은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피크 테크놀로지는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직비 반도체 생산업체다. ‘오픈 스마트홈 프레임 워크’는 그동안 가정용 전자기기를 하나씩 통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른 종류의 여러 홈 애플리케이션을 단일 지그비 플랫폼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프로젝트다. 우선 2015년까지 직비를 기초로 하는 셋톱 박스와 RF 리모콘 게이트웨이 구축이 진행되고, 이후 경비, 홈 케어, 에너지 관리를 상호 연결한다. 2015년~2020년에 진행되는 3단계에서는 1단계, 2단계가 통합된 환경을 제공해 안락하고 안정적이며 안전한 스마트홈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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