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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올해 러시아 본토 또는 러시아 점령지를 겨냥해 120차례 이상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이후 러시아 수도인 모스크바 및 인근 지역에 대한 드론 공격은 20건으로 집계됐다. 최근에도 지난 11일까지 3일 연속 모스크바와 주변 지역에 대한 공격이 이뤄졌고, 지난 16일 오전에는 3대의 드론이 모스크바 남서쪽 칼루가주를 요격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을 이용한 공격을 늘린 것은 미사일 등 다른 군사장비에 비해 제조 비용이 저렴하고 쉽게 생산할 수 있음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어서다. 같은 이유로 러시아 역시 드론을 활용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5일 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거점인 남부 오데사항을 두 차례 드론으로 공격했다.
전투가 드론전 양산으로 변모하기 시작하며 우크라이나는 드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연내 20만대를 생산한다는 목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까지만 해도 드론을 개발·생산할 수 있었던 기반이 없었다. 항속거리 150㎞의 터키제 드론 ‘바이락탈 TB2’ 등 수입에 의존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우크라이나 40개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정찰용 또는 공격용 드론 자체 생산에 착수했다. 드론을 수입하는 것보다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어서다.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전장에 투입한 1700기의 드론 가운데 90%가 국산이며, 기종도 28종에 달한다. 비행속도 시속 100㎞ 이상, 항속거리 1000㎞ 이상의 모델도 포함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영상 연설에서 “드론 생산을 더 확대해야 한다. 이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조종사 훈련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1만명의 요원이 훈련을 받고 있으며, 드론 관련 부대가 17개 발족했다. 올해 안에 수만명 규모로 드론 부대를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러시아는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를 약 2000대 전장에 투입해 우크라이나군의 방공 미사일을 소비시키고 있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까진 이란제 드론 수입에 의존했지만, 올해는 자체 생산 체제를 확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일 국영 방산업체 로스테흐의 세르게이 체메조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자폭형 드론 생산 강화를 지시했다. 앞서 4일에는 민간 경비회사 또는 치안기관에 드론 비행을 방해할 권한을 부여하는 드론 대책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남부 지역에서 정찰 드론과 포병을 연동시킨 작전을 진행하는 등 서서히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닛케이는 “미사일을 대체하는 무기로 드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서방 국가와 중국도 사상 첫 대규모 드론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드론 공격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속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가 (전술적으로) 초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