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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기업 승계시 상속세 인하·자본이득세 전환 필요"

신민준 기자I 2020.11.05 11:00:00

한경연, 5일 기업승계시 과도한 상속세 부과 문제점 보고서
최대주주할증과세 적용시 상속세율 60% 달해…사실상 OECD 1위
기업승계시 실제 상속세 부담…주요국보다 46~253% 높아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기업승계 시 징벌적인 상속세 부담으로 상속재산의 감소뿐만 아니라 경영권 승계도 불확실해져 기업가 정신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상속세율 인하와 자본이득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유니더스·락앤락, 과도한 상속세 부담에 PEF에 경영권 넘겨

한국경제연구원은 5일 기업승계시 과도한 상속세 부과의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 일본(55%) 다음으로 높은 2위이지만 기업승계 시 주식가치에 최대주주할증평가(20% 할증)를 적용하면 최고세율 60%를 적용받아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라 설명했다. 상속ㆍ증여세 부담도 높은 수준으로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ㆍ증여세수 비중은 OECD 국가들 중 3번째였다.

임동원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과도한 상속세 부담이 기업승계 시 조세장벽을 발생시킨다”며 “획일적인 최대주주 할증평가로 인해서 상속세율이 60%까지 적용될 수 있는 점은 더 큰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쓰리세븐(손톱깎이 생산업체, 당시 세계 1위)은 2008년 상속세로 인해 지분을 전량 매각한 후 적자기업으로 전락했다. 유니더스(콘돔 생산업체, 세계 1위)는 상속세 때문에 2017년 사모펀드(PEF)에 경영권을 넘겼다. 락앤락(밀폐용기 제조업체, 국내 1위)은 생전 상속세 부담을 고려해 2017년말 홍콩계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OECD 국가들의 소득세와 상속세 최고세율 합계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일본(100%)에 이은 2위(92%)이다. 최대주주할증평가를 적용하면 102%로 OECD 회원국 중 1위로 소득세와 상속세 부담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

임 위원은 “이미 소득세가 과세된 세후소득이 상속세 과세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상속세가 높으면 소득세가 낮든지 또는 그 반대여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높은 상속세 최고세율(2위)을 유지하면서 소득세 최고세율(14위)은 계속 올리고 있어 전체적인 세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0년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신설되는 10억원 초과구간의 소득세 최고세율이 45%(현행 42%)로 인상돼 소득세율 순위도 7위로 높아질 전망이다.

◇“국가경제 영향 등 고려했을 때 상속세제 개편해야”

한경연이 18조2000억원의 상장주식을 직계비속에게 상속한 경우의 실제 상속세 부담을 OECD 주요국들과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 상속세 실효세율이 58.2%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일본(55%) △미국(39.9%) △독일(30%) △영국(20%) 순이었다.

자본이득세 과세국가 중 캐나다는 상속 시 16.5%의 실효세율을 부담하고 호주와 스웨덴은 상속받은 자산을 추후 처분할 때까지 과세가 이연되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과세) 체계를 적용하고 있어 상속시 과세되지 않는다.

임 위원은 “위 사례를 보면 우리나라 상속세 부담이 주요국보다 46~253% 높다”며 “미국 46%, 독일 94%, 영국 191%, 캐나다 253% 만큼 각각 더 높아 우리나라는 현재 징벌적인 상속세가 기업에게 사망선고처럼 과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기업승계가 기업과 국가경제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관련 상속세제는 개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위원은 “기업승계 시 징벌적 상속세라는 장애요인을 제거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상속세율을 인하해야 한다”며 “추후 기업승계에 한정해 자본이득과세가 도입된다면 기업승계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중견기업의 활성화 및 대기업으로의 성장이라는 선순환을 위해 우선 국제적으로 높은 상속세율(50%)을 OECD 회원국 평균인 25%까지 인하해야 한다”며 “최대주주할증과세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이미 주식가격에 포함돼 있어 실질과세원칙에 위배되므로 폐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또 “장기적인 대안으로 기업승계의 장애요인인 상속세를 폐지하고 동시에 조세형평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자본이득세(승계취득가액 과세)의 도입이 이뤄져야 한다”며 “추후 상속자산 처분 시 사망자와 상속인 모두의 자본이득에 과세하기 때문에 조세형평성도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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