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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CNN의 짐 어코스타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전날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조지아워싱턴대학의 조사 결과를 인용, 작년 9월 허리케인 ‘마리아’ 강타에 따른 사망자 수를 기존 64명에서 2975명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성과를 과시하기에 급급했다고 CNN은 지적했다.
CNN은 “허리케인에 따른 사망자 수가 3000명에 육박하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환상적이었다고 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푸에르토리코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피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사실상 방치했기 때문에 사망자 수가 수천명에 이르게 됐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카트라나와 같은 실제 재앙과 비교하면 사망자가 더 적게 발생했다”고 밝혀왔다. 지난 2005년 루이지애나주를 황폐화시킨 카트리나에 따른 사망자 수는 약 1200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리카르도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스스로 재난 복구 및 지원 노력에 대한 점수를 10점 만점에 10점을 부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허리케인 대처 방식을 두고 ‘푸에르토리코 차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허리케인 하비·어마로 피해를 입은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는 즉시 방문한 반면, 푸에르토리코는 뒤늦게 찾은데다 지원에 있어서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푸에르코에 대해 “재난지원을 영원히 할 수는 없다”며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고,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했을 때에는 이재민을 향해 농구공을 쏘듯 두루마리 휴지를 던져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를 두고 푸에르토리코가 본토가 아닌 자치령인데다, 히스패닉이 주로 거주해 차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6월 10일 ‘푸에르토리코의 날’에 예년과 달리 트럼프 타워 앞에서 마리아 피해자들에 대한 추모 시위가 열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카르멘 율린 크루즈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시장은 이날 CNN에 “트럼프 행정부는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을 방치해 살해했다”면서 “다른 국가들이 우리를 도와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그들(트럼프 행정부)이 우리를 지원해줄 것처럼 믿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