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위험 망막박리, 조기 진단을 통한 사전 예방이 중요

이순용 기자I 2017.10.31 10:31:18

앞이 커튼이 쳐진 것처럼 보인다면 망막박리 의심해야
초기 발견 못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근시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30대 회사원 김씨는 시력교정술을 받고자 안과를 찾았다가 망막박리 초기진단을 받았다. 아무런 증상 없이 찾아온 망막박리는 다행히 수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라는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망막박리는 안구 안쪽에 부착된 망막의 일부 혹은 전체가 안구벽으로부터 떨어지는 질환이다. 유리체가 단단히 부착된 망막이 찢어져 구멍이 생기는 것을 망막열공이라고 하며, 망막열공은 망막박리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찢어진 망막의 구멍을 통해 유리체가 들어가면서 망막의 안쪽 층인 감각 신경층과 바깥 층인 색소 상피층을 분리시킨다. 이 같은 망막열공의 증상으로 출혈이 생기면서 비문증 증상이 나타나며 증상이 심해질 경우 열공망막박리로 진행된다. 망막이 분리된 상태로 지속되면 영양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시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게 되고, 증상이 악화되면 결국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실명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망막박리 및 망막열공을 진단 받은 환자 수는 70,302명으로 2014년 63,294명, 2015년 66,063명에 비교했을 때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환자 수 중 50대가 27.8%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22.9%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중장년층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지만, 그 외에도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망막박리는 나이가 들수록 유리체 액화가 일어나 빈 공간이 생기게 되어 유리체의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뒷유리체의 박리가 발생하게 되는 노인성 질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눈 속 수술, 외상 또는 염증을 겪거나 고도근시, 유전력 또는 아토피로 인한 피부염을 갖고 있는 경우 유리체 액화가 진행돼 젊은 층에서도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박리의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망막열공 주위로 망막박리가 확대되면서 눈의 주변부가 마치 커튼이 쳐져 있는 것처럼 보이는 증상이 생긴다. 주변부가 가려져서 보이다가 점점 중심부로 진행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시야가 뿌옇게 보이거나 왜곡돼 보이는 증상 및 시력저하가 나타난다.

다른 하나는 뒷유리체 박리에 의한 증상으로 눈 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느낌이 들고 이물질이 보이는 비문증, 눈을 좌우로 움직일 때 빛이 번쩍거리는 증상인 광시증이다. 이 증상들은 노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지만 갑자기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망막박리의 전구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안과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 쪽 눈에 생긴 망막박리는 반대편 눈에도 발생하기 쉬우므로 바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뚜렷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망막박리는 초기에 발견할 경우 치료 성공률이 80~90% 정도로 높지만 시기를 놓치게 되면 회복이 어려워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초기에 발견하지 못할 경우 급격한 시력저하에 이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망막박리의 범위가 아주 좁은 경우는 레이저치료 후 경과관찰을 할 수 있으나 대부분 공막 돌륭술이나 유리체절제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한 후 2주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해당 기간 동안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망막병원 이동원 교수는 “망막박리 환자 중 비문증 증상을 느껴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며, “또 젊은 환자들은 대부분 라식o라섹 수술을 하기 위한 검사를 받는 과정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이너스 6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가 있다면 젊은 층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망막박리 의심환자가 망막 정밀검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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