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은 남이 써주는 내 이력서[문성후의 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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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5.04.22 10:10:00

■조직문화를 깨우는 리더십 인사이트(2)
평판은 쉽게 바뀌지 않는 사회적 기억이다
차별성·반복성으로 평판을 의식적으로 관리하라

문성후 ㈜원코칭 대표
[문성후 ㈜원코칭 대표] 리더의 말이 직원에게 먹히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팀원이 동기가 부여되지 않아서 일 수도 있고, 팀원이 그 지시사항을 이해 못해서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팀원의 문제가 아니고, 정작 리더 자신에게 문제가 있어서 일 수도 있습니다.

미국 코네티컷대학교 경영학과의 오경조 조교수는 ‘상사의 업무에 대한 비판적 피드백이 직원과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판이 좋지 않은 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업무에 대해 비판적 피드백을 할 경우, 해당 피드백은 상사의 무례한 행동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 부하 직원이 상사와 달리 조직 내에서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다면, 이들은 피드백 이후 조직 내 대인관계에서 일탈 행동을 보일 가능성이 더욱 높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실력과 평판을 갖춘 리더를 임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평판’이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제가 저서 ‘부를 부르는 평판’에서도 강조했듯, 평판이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갖고 있는 ‘사회적 기억(Social Memory)’입니다. 단순히 몇몇 사람의 인상(Impression)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일종의 ‘심상(Mental Picture)’입니다. 그래서 일단 형성된 평판은 쉽게 사라지거나 바뀌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경찰이 여러분의 집에 찾아와 이웃에 대해 묻는다면, 여러분은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하나의 이미지로 떠올리며 이야기하게 됩니다. “음… 그분은 늘 성실했어요. 한번은 눈이 많이 온 날, 새벽에 혼자서 다른 집 앞까지 눈을 쓸고 계시더라고요.” 이렇게 누군가의 평판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이미지를 그림처럼 묘사합니다.

흔히 평판은 ‘퍼스널 브랜드(Personal Brand)’와 혼동되기도 하지만, 둘은 분명히 다른 개념입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이 2008년에 발표한 보고서 ‘브랜드와 평판을 혼동하지 마라’에 따르면, 기업의 경우 브랜드는 ‘고객 중심적인 개념’으로 제품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평판은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존경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 중심적 개념’입니다. 이것을 개인에게도 적용해보면 퍼스널 브랜드는 개인을 마케팅 자산으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적 접근이라면, 평판은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퍼스널 브랜드가 인지도를 쌓기 위한 ‘외적 전략’이라면, 평판은 일관된 행동과 인격이 만들어내는 ‘내적 자산’입니다. 리더의 평판은 그 리더가 이끄는 조직과 떼려야 뗄 수 없기에 더욱 중요합니다. 영국 버진그룹의 창업자 리처드 브랜슨은 “당신이 사업을 하며 얻는 유일한 자산은 당신에 대한 평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자신의 평판을 관리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평판 기반(Reputation Foundation)’입니다. ‘평판 기반’은 사람들이 특정 인물에 대해 평가하거나 판단할 때의 각종 근거입니다. 리더의 경우, 그 사람의 성품, 이미지, 철학, 리더십 스타일, 대외 활동, 업무 성과 등이 대표적인 평판 기반이 됩니다. 이 기반들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차별화’될수록 그 리더의 평판은 더욱 우수하게 형성됩니다.

리더가 자신만의 ‘평판상(評判象)’, 즉 타인에게 비치고 싶은 평판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그 다음 단계는 그 이미지가 ‘사회적 기억’에 남도록 실제 언행을 통해 일관되게 반복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자신이 원하는 평판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차별성’과 ‘반복성’을 동시에 가져야 합니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창업자 엘리자베스 아덴은 “반복은 평판을 만들고, 평판은 고객을 만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리더는 자신이 형성하고자 하는 평판상의 방향에 맞는 행동을 반복함으로써, 원하는 평판을 현실화할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까지는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묵묵히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오셨나요? 성과를 내고 싶다면 이제는 보다 ‘의식적’으로 자신의 평판을 만들고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내 평판을 관리하지 않으면, 평판은 나 없이 혼자 자라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됩니다. 기억하십시오. 평판은 남이 써주는 내 이력서입니다.

■문성후 대표 △경영학박사 △외국변호사(미국 뉴욕주) △연세대학교 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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