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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전 참사는 이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2019년 8월 쿠바에 북한 식당을 내려고 평양에 가자 외무성 대표부지도와 부국장이 적잖은 뇌물을 요구했다”며 “자금 여유가 부족해 ‘후에 보자’는 식으로 미뤘더니 앙심을 품고 나를 소환하려고 시도했다”고 탈북의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작년 경추 손상에 의한 신경 손상증을 앓게 돼 멕시코에 가서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외무성에 제기했는데 24시간도 안 돼 불허한다는 전보가 떨어졌다”며 “그때 격분해 ‘북한을 떠나려는 내 생각은 옳았다’고 확신했다. 부모님, 장인·장모님이 다 돌아가신 것도 결심에 일조했다”고 탈북의 계기를 설명했다.
리 전 참사는 쿠바 전문가로, 2013년 파나마에 억류되었던 북한 선박 청천강호의 억류 문제를 해결한 공로로 ‘김정은 표창장을 받은 인물이다. 2019년 4월부터 쿠바 주재 정치 담당 참사를 지냈다. 지난 2월 한국과 쿠바의 국교정상화가 이뤄지기 3개월전에 망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의원은 “리 전 참사가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마지막으로 수행한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한국과 쿠바 사이의 수교 저지 활동이었다”며 “평양의 지시를 집행해 보려고 애를 써보았으나 쿠바의 마음은 이미 한국에 와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태 전 의원은 “내가 한국에 온 후 조성길 이탈리아 대사 대리, 류현우 쿠웨이트 대사대리가 왔다. 앞으로도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북한 외교관 출신들이 힘을 합쳐 통일운동을 열심히 해 자기 자식들을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살게 해 보려는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의 꿈을 꼭 실현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