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땅에 오지마"…‘우크라군, 러 포로 사살’ 동영상 논란

장영은 기자I 2022.04.08 11:40:46

우크라군이 러군 포로 총살하는 장면 담긴 영상 확산
정확한 신원은 불분명… 시신 모두 군복 입고 있어
우크라 정부도 동영상 인지…“우리군 전쟁규칙 준수”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포로를 총살하는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전시국제법은 전투 의지가 없는 포로를 살생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진= BBC)


영국 BBC방송은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포로로 잡힌 러시아 군인을 사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러시아가 퇴각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서쪽 드미트리우카 외곽 도로에서 찍은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영상을 보면 러시아 군복을 입은 4명의 남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다. 3명은 머리에 상처를 입고 피를 많이 흘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어 숨진 것으로 보이고, 나머지 1명은 숨을 헐떡거리고 있다.

화면에 잡하지 않은 한 남자는 욕설을 하며 “버리고 가자”라고 말하자, 다른 남자는 “그냥 두고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헐떡이는 남자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여러 발의 총을 쏜다. 이 동영상은 한 남자가 “우리 땅에 오지 마라”는 외침으로 끝난다.

이 영상은 지난달 30일 오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텔레그램에 처음 올라왔다. 영상이 언제 찍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3월 29일 오후 이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는 분석했다.

총격을 가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군인인지, 살해 당한 피해자들이 러시아군 포로인지는 무엇하다 분명하지는 않다.

다만, 가해자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향해 “여기 러시아 방어군이 있다”고 한 언급이나, 옆으로 러시아 장갑차가 보이는 것 등으로 이들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다.

또 총격을 가한 병사들이 차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파란색 완장이나 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널리 사용되는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 등이 포착됐다.

영상에는 우크라이나측으로 보이는 사람 중 턱수염이 있는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잡혔는데, BBC가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그는 한 조지아인과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는 우크라이나 우방이자 반(反)러시아 국가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그런 영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우크라이나군은 전쟁 규칙을 지킨다”고 말했다. 이어 “규칙을 위반하는 개별 사건이 있을 수 있으며 그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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