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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돌이켜보면 2017년 탄핵 당시에는 세계 경제의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정치와 경제가 대부분 분리됐다”면서 “이와는 대조적으로 오늘날 경제는 여러 전선에서 역풍에 직면해 있다”고 짚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대해 “정치 환경은 양극화되어 있으며, 탄핵 과정은 2017년보다 더 불확실하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와 기업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여 전 본부장은 미국의 무역정책, 중국 등을 외부 요인을 주 위험요소로 꼽았다. 그는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 관세를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지도자가 없는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짚었다. 수년간 중국의 산업 과잉 생산능력과 수출 급증으로 인해 철강,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요 산업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도 그는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무역, 투자, 공급망 등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미국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서 2024년 19.5%로 감소한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과거 12~13%에서 2024년 18.7%로 급증했다. 그는 2023년 한국의 대미 투자는 중국에 대한 투자 대비 15배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여 전 본부장은 “트럼프의 위협적인 관세가 한국에 부과되면 무역, 투자, 공급망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각화의 구조적 모멘텀을 크게 방해할 위험이 있다”면서 “중국산 공산품이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경우 한국을 포함한 제3국으로 수출 방향을 바꿀 수 있고 현재 한국 제조업 부문의 불황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물론 탄핵 이후 한국의 정치 지도자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