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경 CJ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미 유력 싱크탱크 애틀란틱 카운슬이 수여하는 제 13회 세계시민상을 수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생충’ 같은 영화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불평등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 냈다”며 “K팝에서 K드라마에 이르기까지 K컬쳐는 세계 곳곳에서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기쁨, 웃음, 사랑이 보편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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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이 부회장은 그간 한국에 문화 산업을 일으켰던 과정을 소개했다. 그는 “선대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문화는 산소와 같아서, 평소에는 그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와 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인 기업이었다”며 “그러나 동생 이재현 CJ 회장과 나는 ‘지금까지는 사람의 입을 즐겁게 해왔으니, 앞으로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늘 성공만 있었던 건 아니다. 문화라는 산업 특성상 투자를 하더라도 당장 성과가 나긴 쉽지 않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 등 당대 최고 거장에게 배우기 위해 드림웍스 투자를 결정하고 한국의 젊은 창작자들을 지원했다. 이 부회장은 “숱한 부침이 있었지만, 단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이재현 CJ 회장의 지원 덕분에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은 미래세대에 대한 관심과 동행을 부탁했다. 그는 “문화사업에서 핵심은 젊은 세대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원하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파악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창작하고, 협업하고, 스스로를 표현하고 꿈을 채워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의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세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인 협업이 가능한 강력한 생태계가 존재한다”며 “배려, 규율, 겸허를 공유할 수 있는 더 많은 길을 만들어 다양한 언어, 배경의 사람들이 더 나은, 더 따뜻한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애틀란틱 카운슬의 세계시민상은 글로벌 과제를 해결하고 자유·평화·번영의 가치에 기여해 세계 시민의식을 구현한 리더십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이 부회장과 함께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함께 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여성 기업인이 이 상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등이 수상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1017년 최초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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