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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CJ 갈등에 '반토막 난' 호암 추모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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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I 2012.11.19 16: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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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참석..장손 이재현 회장은 불참
향후 제사 따로 모실듯..삼성-CJ 첨예한 대립
CJ "선례 안남기려 불참" VS 삼성 "생트집"

[이데일리 이승현 정재웅 임일곤 기자] 감정의 골은 생각보다 깊었다. 삼성과 CJ의 갈등은 결국 24년간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았던 장손의 할아버지 묘소 참배를 가로막았다.

19일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린 삼성 창업주 고(故)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불참했다. 당초 이 회장은 어머니 손복남 고문과 함께 오후 2시에 선영을 찾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삼성 측이 정문 출입과 이 선대회장의 가옥인 영빈관 사용을 끝내 허락치 않아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이날 저녁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별도의 제사를 모시기로 했다.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의 25주기 추모식이 열린 가운데 이건희 회장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마이바흐 차량(맨 앞)이 식장을 나서고 있다. 신종오 기자
이날 추모식에는 이 회장의 불참과는 별개로, 이건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겸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 차녀인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와 삼성 계열사 사장 등 80여명이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

이후 CJ그룹 부사장급 이상 임원들의 참배에 이어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과 조동길 그룹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20여명이 추모식을 가졌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 등은 선영을 찾지 않았다.

결국 이재현 회장의 불참으로 삼성과 CJ의 갈등은 더욱 첨예해 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과 CJ, 신세계, 한솔 등 범(汎)삼성가는 집안에 갈등이 있더라도 이 선대회장 추모식 등 집안 행사를 통해 만남을 갖고 이를 풀어왔다. 하지만 삼성과 CJ가 앞으로는 별도로 제사를 모실것으로 보여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일에 대해 이재현 회장이 매우 불쾌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가의 장손으로 자부심이 대단한 이 회장이 오죽하면 참배까지 취소했겠냐”고 언급했다.

19일 정길근 CJ그룹 상무가 고 이병철 회장의 선영 앞에서 이재현 회장의 추모식 불참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삼성과 CJ의 대립은 고 이병철 창업주의 장자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해 온 선대회장의 주식 중 상속분을 달라며 지난 2월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에 대해 이건희 회장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며 사건은 더욱 확대됐다. 이어 벌어진 삼성측의 이재현 CJ그룹 회장 미행 의혹 사건은 삼성과 CJ의 사이를 완전히 갈라놓은 계기가 됐다.

한동안 잠잠하던 삼성과 CJ의 대립은 이 선대회장의 25주년 추모식을 앞두고 다시 재점화됐다.

추모식을 주관해온 삼성이 CJ측에게 “선영의 정문은 물론, 이 선대회장의 가옥인 영빈관도 사용하지 말라”고 전달했다. CJ측은 반발했지만, 삼성은 끝내 고집을 꺾지 않았다.

CJ그룹 관계자는 “자존심보다 선례를 남긴다는 것이 더욱 큰 문제로 생각했다”면서 “24년간 한 차례도 빠진 일이 없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서 허탈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삼성 측은 “결국 이재현 회장이 추모식에 참석할 의사가 있었다면 동선 문제를 가지고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았을 것”이라며 “(CJ측이 주장하는 것은) 결국 생트집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호암 선영에는 정문이니 후문이니 하는 표현이 없다”라며 “선영 참배를 유도하는 호암미술관쪽 입구가 가장 가깝고 간편한 동선인데 왜 그걸 문제로 삼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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