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이데일리 김윤경기자]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경주에서 가진 정상회담은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 해결의 발전적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원론적인 합의만 했던 `동맹 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략협의체`(SCAP)를 내년 초 출범키로 확정지었다는 점에서 보다 `강한 동맹관계`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또한 양국은 오찬까지 모두 4시간에 걸치는 장시간의 만남에서 한미관계와 북핵문제,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경제협력, 지역 및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 등에 대해 협의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한미공동선언`(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공동선언: Joint Declaration on the ROK-US Alliance and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을 채택했다.
이번 공동선언은 참여정부 출범 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된 세 번째 공동문건이며, 정상간 합의문 가운데 가장 격이 높은 공동선언으로선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 정상은 이번으로 다섯 번째 회담을 가졌으며, 특히 이번 방문에서 부시 대통령은 불국사 방문 등을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노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도 돈독히 해 `비공식적인 한미동맹`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올해의 한미관계를 큰 틀에서 정리하는 회담인 동시에 앞으로 한미동맹이라든지 역내 협력방안, 범세계적 협력을 강화할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전략적 대화 출범..동맹 결속력 강화
한미 정상은 이날 `공동선언`에서 양자 및 지역, 범세계적 상호관심 사안을 협의하기 위해 `동맹 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략협의체`란 명칭의 장관급 전략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첫 전략대화는 내년 초 있을 예정이다.
그동안 양 정상은 "양국간 전략적이고 정례적인 의견 교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외무장관간 정례적 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지난 6월 노 대통령의 워싱턴 실무방문 당시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정례적 장관급 협의체`를 거론한 바 있으나 이것이 구체화되진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계기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참여하는 `1+1` 형식의 전략대화의 모습이 드러났다.
자세한 내용은 더 논의해야 하지만 내년 초 반 장관이 워싱턴을 방문, 전략대화를 가질 예정이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에서 일본, 중국, 호주와 전략대화를 갖고 있으며 한국이 여기에 포함되면서 한미 양국 관계는 한 단계 올라설 전망이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장관급 전략대화를 출범키로 한 것은 양국관계 발전에 중요하며, 한미관계의 미래발전 방향 제시하는 한편, 지역 및 국제문제에서의 협력을 가일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공동기자회견에서 "지금 어떤 정부 때보다 한미대화가 활발하고 그리고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략대화 외에도 주한미군 재배치와 감축 문제, 전략적 유연성 문제 이라크 파병 문제, 용산기지 이전 문제 등은 한미관계 발전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이 사안들을 들며 "여러 문제들이 하나하나 정치적으로 부담 많고 폭발적 내용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일들인데, 그걸 지난 2년 몇개월 동안 거의 다 해결했다"며 "지금 어떤 정부 때보다 한미대화가 활발하고 그리고 원활하게 소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문제 해결 `사다리` 될까
이번 회담은 `9.19 북경 공동성명`의 구체적 이행 합의를 위한 의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단계를 또 한 번 딛고 올라설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양 정상은 `9.19 북경 공동성명`을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위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하고,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북한의 공약을 환영했으며 공동서명 이행이 5차 6자회담에서 진전되길 기대했다.
반 장관은 "지난주 북경 5차 6자회담 1단계 회의 직후 이번 회담이 열러 정상 차원에서 6자회담을 평가하고,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의적절한 회의였다"며 "2단계 회의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 위한 구체적 실천계획을 마련토록 하는 외교적 노력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어떠한 무력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는 점을 두세번 이상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확인하게 됐음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어떻게 행동할 것으로 보는 지에 대해 전술적이고 구체적으로 논의했다"면서 "어떻게 성공시킬까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했기 때문에 여기엔 이견이 있을 수 없고 앞으로 북한의 태도를 이해하는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6자회담이 여러 군데에서 어려운 문제에 갇혀있지만 남북관계도 어느 때보다 안정돼 있고,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 협력 잘 되고 있고, 6자회담이란 동북아 전체 틀로 북핵문제에 대응하면서 대단히 안정된 기반 위에서 대화하고 있지 않느냐"며 "북한과 대화하는데 있어 지금처럼 전략적이고 안정적으로 해간 때가 없었다"면서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피력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핵 문제 해결이 한반도에서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하는데 중요한 기초를 제공할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공동선언` 채택..21세기 동반자 이정표
양 정상이 채택한 공동선언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공동성명(statement)에 비해 대외적 메시지 확산을 염두에 두는 보다 포괄적 의미의 공동선언(declaration)이 채택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란 평가다. 양측은 지난 2003년 5월 공동성명을, 같은 해 10월 공동언론발표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반 장관은 "이번 회담의 관계로 채택된 공동선언을 통해 한미관계가 21세기 완전한 동반자로 미래를 열어가는데 있어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영사문제와 관련, 비자면제 프로그램 혜택에 대한 보다 구체적 논의의 계기를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다.
부시 대통령은 한국이 비자면제 계획 가입 요건을 충족시키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과 함께 비자면제 계획의 로드맵을 개발하는데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동맹국인 한국에게도 비자면제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고 부시 대통령은 "주한대사의 보고를 받아 한국측 입장을 잘 알고 있다"며 라이스 장관에게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고 반 장관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와 관련, "9.11 이후 미 의회에서 비자면제 프로그램에 대한 규정이 강화됐으니 이 기존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고, 반 장관은 "우리 국민의 비자신청 거부율이 3.2%까지 떨어졌는데 이를 3% 미만 기준에 가까워졌고 조속한 시일에 로드맵 만들어 비자면제 혜택을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개인적 친분도 강화..부시, 한국 문화 `만끽`
이번 회담으로 다섯 번째 만남을 가진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개인적 친분도 한층 발전시켰다.
부시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공동기자회견장에 나와 연신 `감사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으며, "개인적으로도 공고한 관계에 있고, 우리 두 나라는 공통된 이익을 통해 공고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오늘 두 나라의 연결고리는 이제까지보다 더욱 공고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혀 이를 내비쳤다.
회담장이 마련된 신라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는 이런 친분을 더욱 다질 배경이 되어주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먼저 불국사에 도착해 대웅전에서 향을 피우고 진리와 세계평화, 인류 번영을 위한 3배(拜)를 했으며 청운교와 백운교 아래서 부시 대통령을 맞았다.
이어 양 정상 내외는 다보탑, 대웅전 등을 둘러봤으며 주지스님과 함께 성덕대왕 신종을 타종했다.
반 장관은 "특히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에서 개최됐고 부시 대통령이 불국사를 방문해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 정취와 문화적 유산 음미할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권 여사는 각각 부시 대통령과 로라 부시 여사에게 자수넥타이세트와 자개경대 `천복경`을 선물했으며, 부시 대통령과 부시 여사는 미국의 유명 작가 스티븐 슐렌저의 작품인 유리로 된 장식용 큰 그릇과 오스카 드라렌타 작품인 핸드백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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