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는 그동안 판매량 확대를 위해 가격 인하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17.2%에서 7.6%로 대폭 쪼그라들었고, 총 마진도 17.9%에 그쳐 전년동기 25.1%는 물론 전분기 18.2%보다 낮아졌다.
시장에서 더 크게 실망한 건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과 관련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기대를 낮추라”고 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웰스파고의 콜린 랑근은 “더이상 장밋빛 전망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가격 인하로 마진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판매량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와 고금리 등으로 전기차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씨티그룹의 아이테이 마이클리는 “컨퍼런스콜에서 경영진의 어조는 눈에 띄게 신중했다”며 “확실한 펀더멘털적 촉매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방관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는 ‘시장수익률 하회’와 목표가 150달러를 유지하면서 “테슬라가 일반 자동차 회사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5% 수준의 자동차 매출 성장과 마진 붕괴, 잉여현금흐름 대비 200배의 가치평가 등 모든 게 암울하다는 것. 이어 “저가 모델인 ‘모델2’ 제조 공장으로 예상되는 멕시코 제조 시설에 대한 설명을 주저한 것도 매우 우려스러운 대목”이라고 경고했다.
테슬라 낙관론자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도 이번에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다만 실적이 아닌 경영진의 태도에서다. 그는 “컨퍼런스콜이 작은 재앙(실패)이었다”며 “월가는 가격 인하와 마진 하락 극복에 대한 소식을 원했지만, 우리는 신중해진 머스크의 이야기만 들었다”고 지적했다. 시장 궁금증에 대한 명확하지 않은 설명 등 컨퍼런스콜이 엉망이었다는 평가다. 댄 아이브스는 “고금리 환경(소비자들의 할부 이자 부담)에 대한 테슬라의 고민을 고려할 때 더 많은 가격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테슬라의 장기 계획과 비전, 잠재력을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먼저 RBC의 톰 나라얀은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신중한 내년 전망과 차세대 제품의 지연 가능성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며 “나무를 보다 숲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테슬라가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의 티어1 공급업체가 되는 과정”이라며 “전력전자장치, 배터리, 충전 및 운전자지원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트럭의 대량 생산 지연도 수요 문제가 아니고 새로운 기술, 기능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크게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테슬라(TSLA) 신중론자에서 테슬람으로 돌아선 모건스탠리의 아담 조나스도 “테슬라는 자동차 회사, 그 이상인 회사”라며 “수년간은 자동차 회사일 수 있겠지만 네트워크 서비스, 모빌리티, 배터리와 완전자율주행 라이센스, 에너지, 보험부문에서 가치를 키우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목표가 380달러 중 자동차 사업가치는 고작 86달러 수준에 그친다는 것. 자동차 회사로만 보면 테슬라의 본 가치를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테슬라가 2026년부터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기적으로 잉여현금흐름 성장 잠재력이 강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월가에서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45명으로 이 중 19명(42%)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고,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보유’다. 평균 목표주가는 246.7달러로 이날 종가보다 12%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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