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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카이스트)는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UC 버클리(UC Berkeley), 글래드스톤 연구소(Gladstone Institutes) 연구진과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이하 RNA)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기존의 유전자 가위 진단 방식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하기 위해 각기 다른 효소를 사용하거나 여러 색상의 형광 물질을 써야만 했다. 이로 인해 진단 시스템이 복잡해져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RNA 바이러스 검사에서 필수적이었던 ‘역전사(RNA를 DNA로 변환)’ 과정은 검사 시간을 늘리고 절차를 번거롭게 만드는 주된 요인이었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 단백질인 Cas13이 목표물과 결합해 주변 RNA를 자르는 ‘가위질 속도’가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주 작은 물방울 안에서 단일 분자 단위로 분석한 결과, 유전자 가위가 목표를 찾아가도록 돕는 ‘가이드 RNA’와 표적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된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은 이러한 반응 속도 차이를 마치 상품의 바코드처럼 읽어내어 바이러스를 식별한다. 단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도 가이드 RNA 설계에 따라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매우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는 강력한 확장성을 갖췄다.
특히 이 기술은 역전사 과정 없이 RNA를 직접 인식해 검출함으로써 진단 절차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했다. 실제 연구팀이 임상 샘플을 통해 검증한 결과,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SARS-CoV-2) 변이들을 단 한 번의 반응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 내는 데 성공했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바이러스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는 것을 넘어, 유전자 가위의 반응 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 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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