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동성은 주식, 부동산 등에 있던 자금이 정기예·적금으로 이동,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자금이 통계 지표 안에 들어오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등 주요국의 긴축 정책을 고려하면 유동성 증가 속도는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
상품별로 보면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이 22조7000억원 급증해 2002년 1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신금리가 오르고 은행이 예대율 관리를 위해 자금 유치 마케팅을 강화한 영향이다. 금전신탁은 12조3000억원, 수익증권은 11조8000억원 늘어났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타 금융기관이 35조1000억원 급증, 이 역시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대형 공모주 청약을 위해 증권사 고객 예탁금이 일시 증가한 이후 청약에 실패한 자금이 대거 예·적금 등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통계지표에 증권사 고객 예탁금은 잡히지 않기 때문에 이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이동한 이후에야 카운트된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4조6000억원 늘어났다. 반면 기업은 6조6000억원 감소했다.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입대금 결제 등을 위한 자금 지출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M2는 전년동월비 기준으로 13.1%(원계열 평잔 기준) 증가해 전월(13.2%)보다 둔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M1의 경우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14.3%로 작년 2월(26.0%) 이후 1년 넘게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월비로는 조 단위에선 변화가 없을 정도로 미미했다.
M1은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으로 구성돼 있고 M2는 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2년 미만 금융채, 시장형 상품, 2년 미만 금전신탁 등을 합한 것이다. M1과 M2의 통화 구성 내역이 다르기 때문에 증가율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 강도가 세지고 있기 때문에 M2도 M1을 따라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를 올리면서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자금들이 잡히면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났는데 이러한 유동성이 계속해서 증가할 수는 없다”며 “현재 M2 증가세는 과도기적인 모습이고 M1을 따라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를 올리면서 주식, 부동산에 투자됐던 자금이 예·적금으로 이동하면서 유동성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주식, 부동산 투자 자금은 통화량 지표에 잡히지 않으나 예·적금은 통계에 잡힌다.
한편 M2에 2년 이상 장기 금융상품, 생명보험 계약준비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유동성(Lf)은 전월비 0.8% 증가했고 전년동월비로는 10.6% 증가했다. Lf에 국채, 지방채 등을 포함한 광의 유동성(L)은 전월비 0.7%, 전년동월비 10.0%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