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국채시장 불안과 달러 약세가 겹치면서 금값이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미국의 재정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채권 비중을 줄이고 금과 비트코인 등 정부가 직접 만들어내지 않는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한 레이 달리오가 지난 4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CNBC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달리오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자산과 국가를 분산하고 재정 상태가 건전한 국가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특히 포트폴리오의 10~15%를 금에 배분하고 비트코인도 일부 보유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달리오가 주목한 것은 급증하는 미국 정부부채다. 그는 올해 미국 정부의 세입이 약 5조 5000억 달러(약 7634조원)인 반면 지출은 7조 5000억 달러(약 1경 410조원)에 달해 약 2조 달러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자비용만 약 1조 달러(약 1388조원)에 이르고, 올해 차환해야 할 부채도 약 10조 달러(약 1경 3880조원)에 달한다. 그는 현재 흐름이 바뀌지 않으면 미국 재정위기가 이르면 1년, 늦어도 5년 안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재정적자를 현재 GDP의 약 6%에서 3%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최근 금값 상승도 같은 맥락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날 금 선물은 온스당 4647.70달러로 하루 만에 1.67% 올랐고, 이번 주 상승률은 4.7%에 달했다. 지난달 말 저점 대비로는 약 10% 반등했다. 미국 40조 달러 부채와 국채시장 불안, 달러 약세가 금 수요를 다시 자극한 것이다. 미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했지만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점도 금의 안전자산 수요를 키우고 있다. UBS는 세계적인 부채 증가와 달러 약세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면 12개월 내 금값이 온스당 54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가격보다 약 18% 높은 수준이다. 다이앤 개럿 하이크로프트마이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부채 규모와 만기 구조, 이자비용이 앞으로의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며 ”바로 이것이 금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동력이다”고 말했다.
금 (사진=로이터)
중앙은행의 금 매입도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GC) 조사에서 응답 중앙은행의 89%가 앞으로 1년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테오 보툴라스 네오에너지메탈스 CEO는 “단기적으로 재무부의 조치와 중동 긴장이 금 가격의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구조적인 그림은 바뀌지 않았다”며 “연간 금 소비량이 사상 최대 수준인 약 5000톤에 달하는 반면 공급 증가율은 연간 1.5%를 조금 웃도는 데 그치고 있어 금 가격에 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