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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군 당국 및 국방 기관과 다양한 AI 실증 사업을 추진 중인 인피닉 박준형 대표는 지난 9일 서울 삼성동 인피닉 인공지능연구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조직은 성공한 작전 기록만 남기려 하지만, AI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핵심은 오히려 우발 상황과 실패 데이터”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평시 훈련 및 운용 과정에서 실패 데이터를 시스템이 자동으로 기록·수집해야 진정한 고품질 데이터베이스가 완성되고 실전에 강한 AI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며 “2024년 50만명 수준이던 병력이 2040년대 20만명 중반대까지 급감하는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AI 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인력 중심 작전 수립의 한계도 짚었다. 박 대표는 “대대급 작전 수립 과정에서는 참모 6명이 붙어 상급 부대의 작전 명령서를 토대로 지형, 장애물, 침투로, 화력 범위를 분석하고 적 방책과 아군 가방책을 도출하는 데 수시간이 소요됐다”며 “참모의 숙련도가 부족하거나 인력이 부재할 경우 작전 분석의 질이 떨어져 승률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피닉의 지능형 결심지원시스템을 적용하면 최초 데이터 입력부터 종합 분석까지 10분 미만으로 단축되며, 정황 변화에 따라 고려 사항만 업데이트하는 실시 국면에서는 1분 미만에 즉시 작전안이 제시된다”고 설명했다. 지휘관과 참모가 단순 데이터 분석과 행정 업무에 쏟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본연의 지휘 임무와 실전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활용에 따른 장교들의 상황 판단력 퇴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AI 체계와 시뮬레이터를 연동함으로써 장교들에게 수많은 전술적 변수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훈련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게 된다”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반복 훈련하면서 야전 지휘관의 즉각적인 대응 역량과 상황 판단력은 한층 고도화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챗봇·3대 방책 도입…블랙박스 배제하고 근거 명시
실제 야전에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챗봇 인터페이스와 다중 방책 제시 기능도 도입했다. 박 대표는 “지휘관이 AI 분석 결과에 대해 실시간으로 추가 질문을 던져 필요한 세부 부대 정보를 즉시 불러올 수 있도록 대화형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단 하나의 작전안만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교리 기준에 맞춰 3가지 최적의 가방책을 동시에 제시함으로써 지휘관의 전술적 선택지를 대폭 넓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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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전 수립 과정의 상세 로그를 기록으로 남기고, 온톨로지(Ontology) 기반 데이터베이스(DB)와 특화 검색 방식을 결합해 추후 작전 사후 분석 시 추천안의 명확한 근거를 추적·설명할 수 있는 ‘설명 가능한 AI(XAI)’ 기능을 구현했다”며 “AI의 고질적 문제인 환각 현상을 구조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LLM(대형언어모델)은 군 지식을 임의로 창작하게 두지 않고 지식의 연관 관계 탐색 및 가독성 다듬기 용도로만 제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장 부대의 거듭된 피드백 역시 실질적인 야전 운용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평가했다. 박 대표는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군 현장에서 ‘이런 기능도 반영해 달라’는 요구사항과 피드백이 폭주하고 있다”며 “개발진 입장에서는 작업 부담이 크지만, 이는 군이 실제로 이 시스템을 야전에 도입해 사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이자 실질적인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했다.
美 ‘드론 도미넌스’ 방식 표준화 시급…DX서 AX까지 일원화 체계 구축
그는 미국의 드론 도미넌스(Drone Dominance) 사례를 예시로 제도적 패러다임 전환의 시급성도 재차 강조했다. 드론 도미넌스는 무기 체계 획득 시 데이터 표준을 통일해 두고 단기 경연을 거쳐 최신 드론 기술과 AI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교체·도입하는 미국 국방부의 대표적인 상용 획득 제도다.
박 대표는 “미국의 ‘드론 도미넌스’ 사례처럼 다른 체계와 유연하게 연동될 수 있는 표준 API 제공과 데이터 규격 통일이 제도적으로 강제돼야 모듈 단위로 기술을 교체하고 고도화할 수 있다”며 “단순 획득(구매) 중심에서 벗어나 야전에서 직접 써보고 개선하는 ‘운영 중심 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 밑바탕으로 인피닉은 육군사관학교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군수 수기 문서 AI 데이터 전환(OCR)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보안 샌드박스 역할을 하는 육사의 연구소 및 우수한 군 교수진 인력을 활용해 외부 유출 없이 군 특화 도메인 지식을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몇십 년간 오염되거나 훼손된 야전의 수기 문서와 군 특수 용어·코드를 정밀 처리하는 국방 특화 OCR 기술은 국방 AI의 기초공사”라며 “밑바탕이 되는 데이터 트랜스포메이션(DX)이 제대로 구조화돼야 상위 AI 솔루션이 완벽히 작동하는 AI 트랜스포메이션(AX)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또 통신이 끊긴 극한의 야전 상황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폐쇄망 기반 온프레미스 체계와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맞춘 기술 최적화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직접 야전에서 운용하고 검증한 실증 데이터가 쌓여야만 소프트웨어 중심의 K-방산 수출 생태계도 완성될 수 있다”며 “군수 데이터 자산화부터 지능형 결심지원에 이르는 일원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국방 AI 안착과 글로벌 방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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